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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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 김선경
  • 승인 2020.05.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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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 지음 | 14,000원

보경 지음 | 264쪽 | 14,000원

 

송광사 냥이, 기억하시죠? 
벌써 4년이 흘렀네요. 산중에 사는 스님과 야생 고양이의 만남을 담은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가 출간되었을 때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가 이어졌고, 여행과 동물을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에 저자인 보경 스님과 냥이가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스님과 고양이의 조합은 어딘가 특별하고 신기해 보였던 듯합니다. 
스님과 고양이는 어떤 관계였을까요? 집사와 반려동물이라는 일방적인 돌봄의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보경 스님은 고양이와 자신의 관계를 ‘독(獨)대 독(獨)’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즉 존재 대 존재로서의 대등한 관계로 고양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설령 베풂과 자비라 할지언정, 한쪽만의 자기 만족과 감정에 따른 일방적인 것이라면 관계는 허물어지기 쉽습니다. 스님은 고양이를 단독의 존재로 대우하고 돌봤습니다. 그 평등한 관계 안에서 스님은 고양이의 마음을 읽고 나아가 자연과 세상의 이치 그리고 수행자로서 더 깊은 사유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살아가야 하는 삶이 익숙해지는 시대에 이 책은 홀로움의 미덕, 관계 맺기의 비결, 성숙한 사유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스님과 고양이를 통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서로를 따듯하게 돌보기 위한 것임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따듯한 커피를 곁에 두고 커피 한 모금, 문장 하나씩 후루룩 좔좔 읽으면서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데 있습니다.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출간 이후 두 번째 책 안 나오냐고 묻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자 보경 스님도 은근히 그런 기대를 받은 터에 차근차근 글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곧 두 번째 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5월 끝나기 전에요. 첫 번째 책이 고양이를 만난 첫 겨울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긴 장마와 찜통 더위를 통과한 진땀나는 여름의 이야기입니다. 송광사 집사 스님이 착하다(?)는 소문이 고양이 세계에 파다하게 퍼졌는지, 그 사이 스님의 손을 거쳐간  사고양이가 열여덟 마리로 늘었다고 합니다. 벌교 사료가게 주인에게서 “동네 고양이들 죄다 먹여 살리시겠어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으니까요.   

과연 2권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냥이와 스님, 두 번째 책 《고양이를 읽는 시간》의 내용 일부입니다. 

“……냥이와 첫 겨울을 나면서 냥이에게 배운 것은 ‘바라보기’와 ‘기다리기’였고, 그것은 시간을 살아야 하는 관점에서 많은 깨달음을 안겼다. 그러다 인연이 지속되어 네 번째의 사계절을 나게 되면서 다시 냥이를 통해 터득한 것은 자연과의 일체감이라는 보다 철학적인 주제로의 안착이었다. 냥이는 아침에 밖에 나오면 작은 코를 들썩이며 숲의 공기를 탐색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 잠깐의 시간으로도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요량이 되는 듯했다. 그래서 나도 어느덧 냥이를 따라 새벽에 밖에 나오면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바람을 살피면서 그날의 날씨를 짐작해보는 것이다. 자연의 간명한 삶을 동경하는 사람은 이렇듯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날씨와 바람을 살피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새와 나비와 강아지들이, 나아가 나무와 풀과 계절따라 피고지는 꽃들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귀 기울여보면 놀랍게도 많은 소리가 들리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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