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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불교, 경영학 배우는 ‘주지학원’ 큰 인기도쿄대 졸업한 마츠모토 스님 설립, “경영학 기술 습득보다 근본적 가르침이 더 중요”
주지학원 기념촬영. 사진=아사히신문. https://www.asahi.com

사찰 주지스님들에게 경영학을 가르치는 '미래의 주지학원'이 일본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토신문과 아사히신문,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미래의 주지학원’을 만들어 운영하는 정토진종 마츠모토 스님을 통해 일본 불교가 처한 현실을 보도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주지학원’ 대표 마츠모토 스님은 “미래의 주지학원은 2012년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도쿄와 교토, 히로시마, 가나자와 4개 도시에서 5개 반 80명 정도가 수강했다”고 말했다. 마츠모토스님은 “지난해에는 6기 교육을 했는데 9개 도시 125명이 수강해 그 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학원을 시작한 후 주지학원을 수강한 사람은 모두 500명이 넘었다.

주지학원 대표 마츠모토 스님. 사진=아사히신문. https://www.asahi.com

마츠모토 스님은 도쿄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인도로 유학을 떠나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인텔리 스님이다. 스님이 주지학원을 만들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출가를 한 후 도쿄의 사찰에서 포교활동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계가 명확했다.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종조의 가르침은 있지만 사찰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마츠모토 스님 아사히 신문 인터뷰)

주지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현대경영학의 주제를 사찰경영에 응용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인사관리, 마케팅, 회계, 조직관리 등 현대경영학의 이론적 토대위에서 사찰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응용해 가르치는 것이다.

마츠모토 스님은 “현재 일본불교는 인구가 감소하고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드는 구조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전통적으로 일본불교의 재정을 책임져오던 시주제도인 단가제도가 무너지고 불교장례식이 간소화되면서 큰 위기에 당면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엽적인 노력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스님의 분석이다.

마츠모토 스님은 “지금 까지 일본불교가 조상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조상종교 특징이 강했다면 앞으로의 불교는 법회나 명상과 같은 전법과 교화의 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불교의 위기이자 기회라는 지적이다.

미래의 주지학원에서는 이같은 분석을 기초로 각 사찰이 놓인 현실을 냉철히 분석하는데서 교육을 시작한다. 사찰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요인을 분석하는 SWOT분석을 가르친다. 또 사찰이 스스로 그리는 미래의 모습과 미래상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 그리고 구체적인 변화의 방법론을 만들어내는 ‘사찰사업계획’ 제출이 졸업의 과제다. 종교법인으로서 시설 보수, 정비, 인력 관리, 회계 관리 등의 실무적 교육도 이뤄진다.

마츠모토 스님은 “경영학의 기법을 가르친다고 해서 경제적인 운영만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찰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어떤 가르침에서 시작해 무엇을 목표로 가야하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찰의 이념과 비전을 분명히 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후쿠이신문 인터뷰)

주지학원 수업장면. 사진=아사히신문. https://www.asahi.com

주지학원은 연 6회의 강의와 토론식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을 하면서 각자의 사찰에서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토론을 벌인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스님도 있지만, 사찰의 직원이나 관계자들도 있다. 종파나 지역, 연령은 다양하다.

발표수업을 했던 가코가와시의 사원주지의 장녀 키리야마 후미에 씨(45)는 “최근 산사태로 사찰 법당이 무너져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신도가구수가 9가구에 불과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업을 수강하고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녀는 “법당이 없는 것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만들어가기로 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새로운 법당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사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켜볼 생각”이라고 발표했다. (교토신문 보도)

또 교토에서 온 야마시타 스님은 “사찰의 불화를 이용해 불교가 가진 교리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달하고 캐릭터 상품을 개발할 생각”이라며 “지역 상점들과의 연계를 통해 신도이외의 사람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토신문 보도)

미래의 주지학원 대표 마츠모토 스님은 “진짜 중요한 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이라며 “불교가 해야할 역할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불교적 통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츠모토 스님은 “사찰 수가 감소하고, 출가자가 줄어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계속에서 사찰이 어떤 역할을 찾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권준  reamo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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