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힐 쯤 올라서면 안나푸르나 봉우리, 마차푸차레 봉우리 등등이 보인다. 능선에서 능선으로 하나의 선으로 연결이 되며 스카이라인을 만든다. 고생스럽게 올라온 사람들은 봉우리 하나하나 이름을 부른다. 마치 알아차리지 못하면 안 되는 듯이.
숲에 들어가서 조용히 앉아 있다 보면 차차 굉장한 곳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대지위에 올라선 풀들, 나무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들, 새소리 등등, 하나의 유기적인 관계가 서로 망을 이루며 탄탄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런데 저 상수리나무, 참나무, 노랑쥐빠기, 취나물,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들은 계에서 독립되어 분리되어버린다.
하나의 히말라야 덩어리들을 높이에 따라 이름을 부르는 순간 전체에서 조각조각 분리되어 버리듯이, 이름을 부르면 조각으로 재탄생한다. 작아지고 좁아진다. 그러니 여기에 문제점도 등장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이름 따위는 부르지 않는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지만, 부르지 않으면 히말라야와 하나가 된다. 부르려는 순간을 알아차리며, 부르지 않으면 숲의 우주와, 안팎 없이 하나가 된다.
* 출처 : 임현담 선생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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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 임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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