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회귀(回歸) 회귀 (回歸)의 계절이다. 석양에 낙조가 한껏 찬란하듯, 대지(大地)에 귀환의 자태 또한 그지없이 농염(濃艶)하다. 올 때는 그토록 요란해서 산야가 모두 진동하더니, 갈 때는 고요히 오직 정열을 다해 마지막 그 소식 전하는가. 나타나서 사라지기까지 실로 참담한 인고의 세월이었다. 봄바람 가을비에 그간 얼마나 시달렸던가. 찌는 더위와 임림취우(霖霖驟雨)를 잘도 참아 넘겼다. 오직 농사(農事)의 보람을 위해, 이렇듯 한 세상을 덧없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무언가 다해야 했다. 큰 것은 큰 것대로 작은 것은 그것대로 방일 없이 힘 기울여 다해야 했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요, 곧 그들의 삶이었다. 일목일초가 이렇듯 제 구실을 다해 하나의 총림이 존재한다. 울창한 삼림과 무성한 숲은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로 시작 관리자 | 호수 : 253 | 2007-09-15 00:00 내가 친견한 관세음보살 나에게 얽힌 불법과의 인연을 되돌아 볼 때,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일로부터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감이 좋을 것 같다. 20여 년 전의 일이다. 집에서 하찮은 일로 화를 낸 일이 있는데, 생각할수록 괘씸한 생각이 들어 화는 커가기만 했다. 물론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런 생각이 브레이크의 기능을 발휘하기보다는 거꾸로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되어 진심(瞋心)의 불꽃은 더욱 치열하게 타오르는 것이었다. 긴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나는, 날이 밝자마자 집을 나섰다. 머리가 터질 것 같고 다리가 휘청거렸다. 어디로 갈 것인가. 갈 데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어디론가 가야 할 것만은 확실했다. 잠시도 이대로는 있을 수 없을 바에야, 어찌되었건 가고 볼일이 아니겠는가. 걷고 있자니 관리자 | 호수 : 250 | 2007-09-15 00:00 연등기행 겨울 백양사 장삼을 벗어버린 백산암 안거 석장 쌍계루 둘레 하늘 물소리 발이 넓다. 타던 불 이제 막 식어 한 장 구름 이승몫 도솔산 낙조대 도솔산 內院宮은 퇴설당 법좌거니 옹골찬 나 찾는 일 엄청스레 속인 참말 낙조대 황홀한 마감 소리 없는 달바다 합장 벽에다 걸어보인 누더기 족한 한 벌 수미산 부릴 불심 이승몫 까만 고무신 백련암 몽당 색연필 육신 놓아 빚는 달 겨울산사 옷을 다 벗고 서니 나무마다 천진하다 봇짐을 안고 떠는 새소리 훔친 바람 法을 탑으로 쌓는 내장산 겨울 주장자 합장하고 넘은 고개 내장산 허리 같재 학바위 지고 간다 상수리 키만큼은 내려선 겨울 하늘 추령교 따낸 돌섶길 옷깃고쳐 합장했네 금산사 돌종(石鍾) 이 돌종 누가 치나 뭣고로 보낸 강물 백팔 배 삼천 배로 금강 삼매 길을 닦네 속 관리자 | 호수 : 231 | 2007-09-12 00:00 어려움 속에서 만난 관세음보살 지금껏 불교의 문안이라곤 발을 들여 놓아본 적도 없는 나에게는 주어진 입문기라는 제목이 이미 과람하나, 내가 서있는 위치가 어디었던 간에 불교와의 연계속에서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 믿는다고는 하나 화끈한 열정을 쏟아부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교 아닌 별개의 세계에서 노닌 것도 아닌 미적지근한 상황이었다 해야 되겠으나, 여기까지 온 것도 눈에 안 보이는 인연의 손길이 끊임없이 이끌어 주신 때문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같은 구원의 손길이 내게 미치고 있음을 의식하게 한 것이 관세음보살과의 만남이므로, 그 얘기부터 하자. 20년 전 일이다. 별것도 아닌 일로 나는 아내와 몹시 싸웠다. 그렇다고 손찌검을 하거나 살림살이를 때려부술 위인도 못되므로, 몇 마디 쏘아붙이고 관리자 | 호수 : 180 | 2007-07-11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12끝끝
기사 (2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회귀(回歸) 회귀 (回歸)의 계절이다. 석양에 낙조가 한껏 찬란하듯, 대지(大地)에 귀환의 자태 또한 그지없이 농염(濃艶)하다. 올 때는 그토록 요란해서 산야가 모두 진동하더니, 갈 때는 고요히 오직 정열을 다해 마지막 그 소식 전하는가. 나타나서 사라지기까지 실로 참담한 인고의 세월이었다. 봄바람 가을비에 그간 얼마나 시달렸던가. 찌는 더위와 임림취우(霖霖驟雨)를 잘도 참아 넘겼다. 오직 농사(農事)의 보람을 위해, 이렇듯 한 세상을 덧없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무언가 다해야 했다. 큰 것은 큰 것대로 작은 것은 그것대로 방일 없이 힘 기울여 다해야 했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요, 곧 그들의 삶이었다. 일목일초가 이렇듯 제 구실을 다해 하나의 총림이 존재한다. 울창한 삼림과 무성한 숲은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로 시작 관리자 | 호수 : 253 | 2007-09-15 00:00 내가 친견한 관세음보살 나에게 얽힌 불법과의 인연을 되돌아 볼 때,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일로부터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감이 좋을 것 같다. 20여 년 전의 일이다. 집에서 하찮은 일로 화를 낸 일이 있는데, 생각할수록 괘씸한 생각이 들어 화는 커가기만 했다. 물론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런 생각이 브레이크의 기능을 발휘하기보다는 거꾸로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되어 진심(瞋心)의 불꽃은 더욱 치열하게 타오르는 것이었다. 긴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나는, 날이 밝자마자 집을 나섰다. 머리가 터질 것 같고 다리가 휘청거렸다. 어디로 갈 것인가. 갈 데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어디론가 가야 할 것만은 확실했다. 잠시도 이대로는 있을 수 없을 바에야, 어찌되었건 가고 볼일이 아니겠는가. 걷고 있자니 관리자 | 호수 : 250 | 2007-09-15 00:00 연등기행 겨울 백양사 장삼을 벗어버린 백산암 안거 석장 쌍계루 둘레 하늘 물소리 발이 넓다. 타던 불 이제 막 식어 한 장 구름 이승몫 도솔산 낙조대 도솔산 內院宮은 퇴설당 법좌거니 옹골찬 나 찾는 일 엄청스레 속인 참말 낙조대 황홀한 마감 소리 없는 달바다 합장 벽에다 걸어보인 누더기 족한 한 벌 수미산 부릴 불심 이승몫 까만 고무신 백련암 몽당 색연필 육신 놓아 빚는 달 겨울산사 옷을 다 벗고 서니 나무마다 천진하다 봇짐을 안고 떠는 새소리 훔친 바람 法을 탑으로 쌓는 내장산 겨울 주장자 합장하고 넘은 고개 내장산 허리 같재 학바위 지고 간다 상수리 키만큼은 내려선 겨울 하늘 추령교 따낸 돌섶길 옷깃고쳐 합장했네 금산사 돌종(石鍾) 이 돌종 누가 치나 뭣고로 보낸 강물 백팔 배 삼천 배로 금강 삼매 길을 닦네 속 관리자 | 호수 : 231 | 2007-09-12 00:00 어려움 속에서 만난 관세음보살 지금껏 불교의 문안이라곤 발을 들여 놓아본 적도 없는 나에게는 주어진 입문기라는 제목이 이미 과람하나, 내가 서있는 위치가 어디었던 간에 불교와의 연계속에서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 믿는다고는 하나 화끈한 열정을 쏟아부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교 아닌 별개의 세계에서 노닌 것도 아닌 미적지근한 상황이었다 해야 되겠으나, 여기까지 온 것도 눈에 안 보이는 인연의 손길이 끊임없이 이끌어 주신 때문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같은 구원의 손길이 내게 미치고 있음을 의식하게 한 것이 관세음보살과의 만남이므로, 그 얘기부터 하자. 20년 전 일이다. 별것도 아닌 일로 나는 아내와 몹시 싸웠다. 그렇다고 손찌검을 하거나 살림살이를 때려부술 위인도 못되므로, 몇 마디 쏘아붙이고 관리자 | 호수 : 180 | 2007-07-11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12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