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월당 선사의 어머니 이씨(李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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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 선사의 어머니 이씨(李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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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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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이 만세 여성불자 만세

조선 중종 39년(1544) 호남의 조예창 씨 댁에 한 사람이 태어나니 그가 바로 제월당 대선사다. 그의 휘는 경헌이요, 법호는 순명이다. 천관사 옥주 선사에게 의지하여 체발득도하고 마침내 구족계를 받게 된다. 이 제월당 대선사는 선교에 뛰어났고 시문에 능하였다. 그가 지은 서산대사 청허당 휴정의 행장은 그의 어록은 『제월당집(霽月堂集)』에 실려있는데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이끌어가고자 한다. 그의 어머니 이씨는 열두 살 나던 해 이웃마을 조예창에게 시집을 오게 된다. 하지만 시집온 지 자그마치 7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그는 남편과 의논 끝에 가재의 일부를 내다 팔아 지장보살존상을 집안에 모시게 된다. 지장보살은 금동으로 이루어졌는데 키가 한자 두 치였다. 이씨는 매일같이 지장보살존상 앞에서 ‘지장보살’을 염송하고 아들 하나만 낳게 해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씨가 꿈을 꾸니 어떤 스님이 금빛 찬란한 가사를 수하고 육환장을 손에 든 채 이씨의 앞에 나타나 말했다.

“당신의 소원이 무엇이오? 내가 당신의 소원 한 가지를 들어드리겠소.”

이씨가 말했다.

“스님! 그게 정말이옵니까? 그렇다면 말씀드리지요. 저의 소원은 아이를 갖는 것입니다. 혼인한 지 이미 일곱 해가 지났건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그저 달덩이 같은 아들 하나만 낳게 해 주십시오. 하온데 …, 스님은 어느 절에 계시는 누구십니까?”

“그런 것은 알 필요가 없소. 내가 바로 당신의 아들이 되겠소이다.”

“아니 스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스님께서 저의 아들이 되어 주시겠다니요. 저는 아이를 원하는 것이지 스님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어찌 감히 스님을 저의 아들로 삼을 수 있겠습니까?”

이씨가 깜짝 놀라 그 스님의 가사자락을 잡으려는 순간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다. 안방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려는데 휘어청 밝은 달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씨가 본 바라본 둥근 달, 그건 영락없이 방금 꿈에서 본 바로 그 스님의 모습이었다. 옆에서 잠을 자던 조예창이 부스럭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아내 이씨가 방문을 열어 놓고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조예창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임자!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요? 왜 잠자다 말고 일어나 앉아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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