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만나는 극락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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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만나는 극락의 세계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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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안양암과 지장시왕괘불탱

서울 동대문 안양암과 지장시왕괘불탱

3-1 세로.png

덧없는 인생, 굳이 살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유를 알기 위해 몸부림쳤다.
…고통스럽지만 이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이 길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
해답을 찾고자 강원에 들어가 경전을 폈다.
참선해서 깨닫는 길뿐이란다.
선방에 들어가 10여 년간 벽을 바라보며
좌복 위에 앉았다.
그럴듯한 말과 폼은 있는데
그럴듯한 삶이 있지 않았다.
내 삶도 폼은 그럴듯했지만 내용은 한심했다.
경전과 어록에서 보고 배운 내용이
실제 선방 살림살이로 나타나는 경우를
거의 만날 수 없었다.
말은 멋지고 거룩한데,
거룩하고 멋진 삶은 보이지 않았다.
말과 생각이 일치하는 삶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방을 뛰쳐나왔다…. -도법 스님,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

그리고 도법 스님은,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고자’
몸소 불교대중운동에 뛰어들어
평생을 보내시게 된다.

3-2 가로.png

서울 동대문 창신동에는 구한말 때 창건되어, 근현대의 파란을 끊임없는 불사로 견뎌낸 사찰 ‘안양암’이 있다. 안양암 명부전 내의 시왕상. 동자가 들고 있는 업경대에 비친 시왕님들의 모습. ‘지옥에서 극락정토를 찾으라’. 명부전 왼쪽 벽면의 ‘안양정토’ 문자도. 사찰의 전각 벽면 곳곳에 ‘극락세계’, ‘상락아정’, ‘법륜상전’ 등의 문자를 새겨 넣었다.

| 근대 불교미술의 보물창고
복잡하고 분주한 서울 동대문 시장, 창신동 돌산 기슭에 ‘안양암’이라는 사찰이 있다.사진01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와 예부터 자리 잡은 자그마한 서민 주택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골지고 경사진 좁은 길, 돌산 밑에 위치한다. 구한말과 식민지, 소위 ‘근대’라 불리는 혼돈의 시기를 고스란히 견뎌온 사찰이다. 안양암이 특별한 이유는, 이러한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여 유지됐다는 이유 외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탱화・조각・당번・건축・공예품들이 온건히 보전되어 가히 근대 불교미술의 ‘보물창고’라 할 만하기 때문이다. 창건 당시의 불화와 불상 등이 모두 제 짝 그대로 제자리에 남아있는 서울 주변 사찰은 참으로 드물거니와, 게다가 보존된 작품들 하나하나가 매우 아름답고 또 특이하다.
다양한 전각 벽면마다 민화풍의 화조도와 영모도 또는 문자도로 꾸몄고, 단청과 기둥 사이 사이 그림들도 사랑스럽고 단아하다. 명부전 왼쪽 벽면에는 ‘안양정토’, 오른쪽 벽면에는 ‘극락세계’라는 문자를 새겨 넣었다.사진03 전각 내부의 닫집은, 보통 가운데 주존불을 모신 곳만 장식하는데, 좌우까지 전체를 둘러 꽃과 용 문양 투각으로 정성스레 꾸몄다. 사찰 구석구석, 여간 공을 들인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 절을 둘러보는 사람은 누구나 이들 정감어린 장식들과 고아한 맛에 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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