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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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뒷담화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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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따라쟁이로 만드는 책

8주, 나를 비우는 시간
마크 윌리엄스, 대니 펜맨 지음
안희영, 이재석 옮김 | 불광출판사
328쪽 | CD 수록 | 16,000원

일을 한다는 건 고민 속으로 뛰어든다는 것. 첩첩이 쌓인 마음챙김 혹은 명상 책 위에다 어떤 명분을 붙여 이 책을 올려놓아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 위해 머리칼을 잡았다. 똑같은 책을 만들 수는 없었다. 그만그만한 책은 창고 속에서 빛 한 번 못 보고 고물상으로 넘어가는 시절이다. 독자들 머릿속에서 ‘또’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순간 책의 운명은 불행과 짝이 된다. 원고를 읽고 손보는 편집 과정. 나도 모르게 책에 나온 수련법을 따라하고 있었다. 어느 날은 초콜릿을 천천히 녹여 삼키며 느낌을 마음 챙김하다가 목에 미지근한 초콜릿 물이 걸려 콜록거리며 눈물을 쏙 뺐고, 어느 새벽에는 풀벌레 소리와 트럭 소리를 들으며 소리 마음챙김을 했다. 아무런 의식 없이 하던 습관들을 의식적으로 하나씩 깨뜨리고 있었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내 마음의 자동 메커니즘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챙김 책을 반복해서 하다 보니 조금은 싫증이 나서 장난치듯 ‘이참에 수련이나 해야겠다’고 했던 게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이 책은 읽는 이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기존 마음 챙김 책들은 마음챙김의 핵심을 잘 짚어는 주었으나, 언제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야 내가 새롭게 태어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일러주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8주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쉽고 체계적으로 안내하면서, 프로그램을 실천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사례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바뀐다는 이야기에, 프로그램에 동참할 마음이 슬며시 찾아들곤 했다. ‘행동으로 이끄는 힘’이야말로 이 책이 세상에 나와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였다. “제목을 ‘8주’로 하겠습니다.” 편집회의에서 조용하게 말했다. 이 책을 따라 8주 동안 수련을 하면 정말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 열심히 따라 하지 않은 나도 책을 만드는 사이 가뿐해진 마음을 느낄 정도인데, 작심하고 8주 동안 이 책의 프로그램에 올인한다면 변화의 폭이 얼마나 클까! 한 소설가는 작가 후기에 “사람을 살게 하는 쌀 같은 소설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썼다. 나는 『8주』가 ‘사람을 살게 하는 쌀 같은 책’이라고 믿는다. 바라건대 이 책이 이 사람 저 사람 손에 들려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마음챙김 씨앗이 많은 사람 가슴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 전체가 쉴 수 있는 넉넉한 그늘이 드리워지리라 가슴 깊이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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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붓다, 대자유의 길을
찾아 떠나다
박이오 지음 | 운주사
168쪽 | 9,000원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 불교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한 입문서이자 교양서인 ‘처음 만나는 불교’ 시리즈다. 불교라는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는 나침반과 같은 책. 작은 사이즈라 부담없이 읽기 좋다. 『스님, 한 마음 밝혀 온 세상 비추네』, 『절, 몸과 마음을 내려놓다』와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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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입문
김대현 지음 | 성재헌 옮김
동국대학교출판부
238쪽 | 14,000원
월창 거사 김대현(?~1870)이 『석선바라밀차제법문』의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한 내용으로 1918년에 출판되었던『선학입문』을 새롭게 낸 역주본이다. 일상적 수행의 방편을 제시한 천태선의 종합 안내서를 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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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달마론
달마대사 외 지음 | 박건주 역주
운주사 | 359쪽 | 18,000원
보리달마를 비롯한 초기 선종 선사들의 법문과 어록을 엮어 초기선종의 선법과 활동을 알려주는 귀중한 논서. 불완전하게 전해지는 9종의 잔본들을 비교 대조해 완본에 가깝게 복원하여 우리말로 옮기고 해설을 달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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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 수행관 연구
법상 지음 | 운주사
524쪽 | 25,000원
선의 자력, 염불의 타력이 조화를 이루는 선정쌍수를 제창해 동아시아 불교에 큰 영향력을 미친 중국 당대의 조사 영명 연수의 정토 수행관을 체계적으로 고찰한 책. 선과 염불을 겸수하고 일치시키는 관점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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