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聞香 향은 온몸으로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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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향聞香 향은 온몸으로 느끼는 것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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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운향당 능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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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운향당 능혜 스님

 
어린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예닐곱 살 즈음이던 시절, 추수를 마친 엄마는 공양물을 부처님께 먼저 올린다며 아이를 데리고 뒷산에 있는 암자에 올랐다. 엄마는 액땜하라며 불전에 올렸던 마짓밥을 아이에게 주었다. 하지만 밥을 먹던 아이는 이내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밥에서 나는 역한 냄새에 머리가 아파온 것이다. 결국 몇 숟가락 뜨지도 않고 아이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그것이 밥에 밴 향냄새였음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후의 일이다.
 
| 좋은 향은 머리가 아프지 않다

제대로 만든 좋은 향이란 무엇일까? 몇 달 동안 향 만드는 곳들에 대해 알아보면서 가졌던 질문이다. 여기저기 물어봐도 속 시원한 답은 구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경북 성주에서 취운향당翠雲香堂을 운영하고 있는 능혜 스님을 만났다. 올해로 정확히 20년째, 스님은 취운향당을 운영하면서 향을 만들어오고 있다. 스님에게 이 질문을 던졌더니 단박에 답을 내놓는다.

“좋은 향은 머리가 아프지 않아요. 순수하게 자연에서 얻어진 약재들로만 만들거든요. 향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건 잘못 만들어졌기 때문이에요. 화학재료가 들어간 향을 피우면 머리가 아픈 경우가 많아요. 향은 연기잖아요. 연기는 코를 통해서 대뇌피질에 바로 전달되는 거예요. 그래서 향을 만들 때는 화학재료를 넣지 말아야 한다는 거죠.”

글의 첫머리에 나오는 아이의 일화는 바로 스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스님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꼭 좋은 향을 재현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향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향을 만드는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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