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행(密行)제일의 라훌라
상태바
밀행(密行)제일의 라훌라
  • 관리자
  • 승인 2009.10.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처님과 聖제자들

  그러나 라훌라의 탄생은 그의 이름에 장애(障碍)라는 뜻이 담겨 있듯이 그다지 환영받으며 태어난 것은 아니었다. 라훌라는 그의 아버지인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가하려던 해, 그러니까 싯달타 태자의 나이 스물아홉 되던 해에 태어났다. 그대는 싯달타 태자가 이미 출가를 굳힌 때였다. ‘집을 나가면 먼저 어디로 갈 것인가.’ ‘누구를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를 할 것인가.’ 그리고 ‘집을 떠난 다음 부왕은 얼마나 실망할 것인가’ ‘더욱 부인인 야수다라는 얼마나 상심할 것인가’ 깊은 밤 싯달타 태자는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며 홀로 괴로워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불안도 집요하게 다가오는 죽음과 사람들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았다. 인간의 무상과 죽음을 생각하며 출가에 대한 결의를 굳게 하고 있을 때 야수다라로부터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받았다. 마땅히 기뻐해야 할 소식이었으나 태자는 그 소식을 듣고 장애가 생겼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라훌라!”하고 탄식하였다. 그리하여 태자의 아들은 라훌라(羅睺羅)라고 이름 지어졌다. 아들의 탄생이 또 하나의 마음의 부담이 아닐 수 없었기에 ‘오! 또 한 가지의 끊기 어려운 연이 생겼구나!’ 하는 탄식이 앞섰던 것이다. 싯달타 태자는 더 있으면 있을수록 출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라훌라가 태어난 지 7일만에 마침내 성을 떠났다.

  그러나 라훌라는 아버지가 안계시다는 점 말고는 무엇 하나 부러운 것도 아쉬운 것도 없이 부귀영화속에서 모든 사람의 사랑은 독차지 하면서 무럭무럭 자랐다.

    아버지를 따라 출가하다

  라훌라의 아버지인 부처님께서는 성도하시고 3년째 되던 해 숫도다나왕의 청으로 고향 카필라성으로 돌아오셨다. 샤카족의 모든 사람과 백성들이 돌아오시는 부처님을 뵙기 위해 성밖에까지 몰려 나와서 부처님을 맞았다.

  그때 10살 된 라훌라는 눈물만 흘리고 있는 어머니를 끌고 갔다.

  “어머니, 어느 분이 아버지이신가요?”

  “저기 많은 사람 가운데 가장 거룩하시고 가장 훌륭하게 생기신 분이 너의 아버지이시다. 그리고 그 분이 바로 부처님이시다.”하고 말했다.

  너무도 자비로우시며 거룩하시며, 잔잔한 금빛으로 빛나는 부처님의 모습에 라훌라는 황홀하기만 했다. 이제 겨우 10살 된 라훌라는 너무도 거룩하신 부처님께 차마 ‘아버지’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 호화로운 궁에 너무 오래 머물면 마음이 헤이해지고 수행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제자들을 이끌고 굴을 떠나 멀지 않은 숲에 계시면서 카필라성으로 가시어 탁발도 하고 법도 설하시었다.

  “인생은 무상한 것이다.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것,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노(老)· 병(病)· 사(死)가 있다. 그리고 어떤 두려운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을 생각하면 나는 절망을 느껴야 했다. 안정을 잃고 미로를 헤매었다. 그리고 드디어는 출가는 하였던 것이다. 나의 출가는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긴 수행 끝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길을 찾았다. 나는 이 위에 더없는 평화스런 적정의 기쁨으로 충만된 세계를 알았다. 그리고 모든 고뇌를 단멸하는 법을 알았다. 나는 지금 누더기를 입고 때로는 나무 그늘과 지붕이 없는 곳에서 잠을 잔다. 그리고 그대들이 먹을 수 없는 것을 먹지만 나의 마음은 안온하다. 왕궁에 있을 때의 나의 생활은 사치하고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항상 괴로움에 시달렸고 번민은 나를 죽음 이상으로 괴롭혔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전혀 달라진 세계를 살게 되었다. 나는 열반 속에서 사는 법을 얻었다. 인생은 무상하고 미혹이며 고(苦)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멸할 수가 있다. 정도(正道)를 걸러 피안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에 모든 사람들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라훌라도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부처님 곁에 늘 있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라훌라는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저는 부추님이며 아버지이신 거룩한 분 곁에서 늘 있고 싶습니다.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천진스럽게 말하는 라훌라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부처님께서는 “오냐, 멀지 않아 너의 원을 이루게 해주겠다.”고 하시면서 고제자인 사리불 존자를 불러서 라훌라의 문제를 상의했다. 그리고 사리불 존자에게 부탁하여 아들인 라훌라를 출가시켰으며 라훌라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한 사람의 비구로 수행할 수 없었으므로 그의 지도를 목련존자가 맡았다. 이렇게 하여 라훌라는 승단 최초의 사미(沙彌)가 되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