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스님이 들려주는 절집 이야기 / 설날
“설날 차례 지내는 것은 어찌하고 모두 절로 다 모이는 거요?”
“아따 스님은 새로 와서 잘 모르는구만요. 여그는 설 차례는 그믐날 지내고, 설날은 부처님께 불공 올리고 절에서 떡국을 먹지라잉.”
미황사에 짐을 푼 첫 해 설날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빙그레 웃음부터 나온다. 도시에서 설날 맞이하기 위해 고향에 내려온 자식들을 뒤로 하고, 찬물에 목욕하고는 공양물을 머리에 이고 섣달 그믐날 20여 리 추운 밤길을 걸어서 줄지어 찾아오는 신도들의 정성에 가슴 뭉클했던 그때의 감동이 어제인 듯 생생하다.
그들은 새해 첫날을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기 위해 여러 날 전부터 갖가지 정성을 들인 사람들이었다. 부부는 방을 따로 쓰고, 옆집에 아이를 낳아도 부정 탄다 하여 가지 않고, 절에 오는 길에 말도 삼간 채, 무거운 짐일망정 땅에 내려놓는 일 없이 부처님 전까지 찾아온 신심 깊은 신도들이었다.
새해 첫날 부처님께 올리는 참된 불공
설날 새벽 도량석을 하기 위해 대웅전에 들어가면 이미 발 딛을 틈도 없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부처님 앞에는 공양그릇이란 그릇들은 모두 나와 쌀과 과일들로 넘쳐난다. 향로에는 사람 수만큼 피워놓은 향이 법당 가득 매캐한 연기를 피워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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