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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최선을 다해 대충 살아가는 고양이의 철학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저작·역자

보경 지음 | 권윤주 그림

정가

16,000

출간일 2017-12-30 분야 문학에세이
책정보

판형_143*215mm|두께_2.0cm |264쪽 | ISBN_978-89-7479-375-3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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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산중 암자에서 만난 스님과 길고양이의
겨울 한철 이야기

2017년 겨울, 12년간의 도시 사찰 주지 소임을 마치고 산중 사찰로 내려간 보경 스님. 그리고 깊은 산중에 거짓말처럼 나타난 한 고양이. 겨울 한철, 스님이 고양이를 바라보고 고양이가 스님을 바라본다. 삶은 혼자도 좋고 둘이어도 좋지만, 함께하는 만큼 다른 무엇을 느끼게 되는 것, 그 내면의 소소한 기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산중에서 동물을 내 손으로 기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데 정말 뜻밖에도 고양이 한 마리가 내 품으로 걸어 들어오는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위로

보경 스님

송광사에서 현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0년간 선방에서 살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수선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계종교육원 교육국장, 중앙종회의원,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법련사 주지를 지냈으며 동국대에서 강의를 했다. 현재는 보조사상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일생 만 권 독서의 꿈, 그리고 불교의 인문학적 해석을 평생의 일로 삼고 정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사는 즐거움》 《이야기숲을 거닐다》 《행복한 기원》 《인생을 바꾸는 하루명상》 등의 에세이와 《기도하는 즐거움》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 《42장경 강설집》 《원하고 행하니 이루어지더라》 《수타니파타를 읽는 즐거움》 《수선사 연구》 《선문염송 강설》 《아함경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등의 강설집이 있다.

목차 위로

여는 글 - 바라보기와 기다리기

첫 번째 이야기 - 우리는 모두 하나의 섬을 안고 살아간다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향해 걸어오다
본래 아무것도 아니었던 자리로 돌아오다
씨앗은 손으로 뿌려라
보살펴주면 나랑 살 건가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결코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 고양이의 철학
우리는 모두 하나씩의 섬을 안고 살아간다
최선을 다한 고양이는 미안해하지 않는다

냥이 Talk | 밤 10시 | 털 | 너는 페미니스트냥?


두 번째 이야기 -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맡겨도 된다
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기다리면 고양이가 먼저 온다
고양이는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추위를 싫어하기보다 따뜻함을 좋아할 뿐이다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맡겨도 돼
무슨 일이든 소중하게 생각하면 작은 행동부터 달라진다
안심해, 잠시 숨은 척하는 거야
웃는 사람은 산다

냥이 Talk | 집 | 사이(間) | 이별 | 꿈


세 번째 이야기 - 지금 당신은 꽃향기를 맡고 있습니까
고양이의 맘에 들 것이라 생각하여 시도하는 모든 것은 딱 들어맞지 않는다
나무는 나무대로 참새는 참새대로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고양이는 양쪽 콧구멍 크기가 다르다
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을 두드려보면 어디에선가 슬픈 소리가 난다
스스로를 지킬 줄 알면 스승이 필요 없다
생각에 잠겨 있다고 해서 꼭 좋은 결과가 따르는 건 아니다
우리의 행복은 불행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냥이가 없다면 지금 나의 시간은?

닫는 글 -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상세소개 위로

산중 암자에서 만난 스님과 길고양이의 겨울 한철 이야기

2017년 겨울, 12년간의 도시 사찰 주지 소임을 마치고 산중 사찰로 내려간 보경 스님. 그리고 깊은 산중에 거짓말처럼 나타난 한 고양이. 겨울 한철, 스님이 고양이를 바라보고 고양이가 스님을 바라본다. 삶은 혼자도 좋고 둘이어도 좋지만, 함께하는 만큼 다른 무엇을 느끼게 되는 것, 그 내면의 소소한 기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산중에서 동물을 내 손으로 기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데 정말 뜻밖에도 고양이 한 마리가 내 품으로 걸어 들어오는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본문 중에서)

법정 스님에게서 “글이 좋다”는 칭찬을 받은 보경 스님의 특별한 산문집

저자 보경 스님은 송광사에서 출가했다. 12년간 서울 북촌의 법련사 주지 소임을 마치고 다시 송광사로 내려갔을 때는 한여름이었다. 도시에서 즐겨 마시던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언감생심, 스님은 낡은 선풍기 바람에 더위를 식혀야 했다. 도시의 습(習)을 버리고 산중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스님이 택한 것은 걷기와 독서였다. 스님은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코스를 달리하며 산에 올랐다. 그 가운데 법정 스님의 처소였던 불일암으로 이어지는 길(무소유 길)이 적당했다. 법정 스님은 생전에 보경 스님의 글이 좋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법정 스님은 떠나셨지만, 그 가르침은 불일암 대숲바람처럼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음을 스님은 날마다 되새겼다. 그렇게 고즈넉한 일상이 이어지던 어느 날 고양이가 스님 처소 앞에 나타났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굶주리면 안 되니까!’ 하는 마음으로 스님은 토스트 한 쪽과 우유를 고양이에게 대접했다. 스님과 떠돌이 고양이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생각하는 스님에게 고양이가 다가와 깨우쳐 준 것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는 단조로운 삶을 낯설게 하는 존재이자 사건이다. 무엇이든 낯선 것을 경계로, 일상과 생각을 새롭게 바라보는 순간 삶은 깊어지고 넓어진다. 이 책에서는 ‘고양이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정도로 갈음할 수 있다. 사료를 고르고 잠자리가 될 상자를 마련하고 털을 빗겨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등 고양이와의 관계가 무르익으면서 비롯되는 온갖 감정들(설렘, 걱정, 화, 분노, 슬픔, 불안, 기쁨) 속에서 ‘혹시 이런 것이 고양이의 생각일까’라고 넌지시 짚어본 것들이다. ‘침묵’하는 고양이와 ‘생각’이 일상인 스님이 우리 삶에 던지는 물음이자 위로이다.

고양이의 철학 1_ 따로 또 같이, 나를 길들이며 살아가다.
자신을 향해 웃을 수 있으면 어른이 된 것이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엉망은 아니다. 기쁨의 순간을 놓쳤을 뿐!
이번 생은 고양이라서 이번 생은 스님이라서,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결코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

고양이의 철학 2_ 최선을 다해, 대충 살아가다.
무슨 일이든 소중하게 생각하면 작은 행동부터 달라진다.
모든 것은 내 생각대로 딱 들어맞지 않는다.
최선을 다한 고양이는 미안해하지 않는다.
생각에 잠겨 있다고 해서 꼭 좋은 결과가 따르는 건 아니다.

고양이의 철학 3_너무 아프지 않게 살아가다.
우리는 모두 하나씩의 섬을 안고 살아간다
조금 외롭더라도 무언가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은 자란다.
고양이는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알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맡겨도 된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이 겨울, 고양이가 당신에게 묻는 따듯한 안부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고대 로마의 인사법이다. 내가 잘 살아가는 것이 우주적으로도 좋은 일이란 뜻이다. 여기서 당신은 나와 관계된 모든 것이다. 우주만물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 산, 들, 바람, 꽃, 나무가 당신이고, 마음에 두고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당신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을 잘 살아가는 첫 덕목은 일체감을 깨닫는 것이다. 가족을 생각해보라. 내가 사랑하는 이가 잘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가.

고양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길은 어떠한가? 이 물음은 곧 ‘당신은 잘 있습니까?’라는 물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인간은 심리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외로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그리고 ‘고양이’건 ‘나’ 밖의 존재를 따듯하게 바라보고 자비로움을 보여줄 용기만 있다면, ‘나’라는 존재는 보다 잘 견디며 살아갈 수 있다. 고양이건, 사람이건 태어났으므로 우리는 행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고양이’를 통해 내 안에 잠자고 있는 따듯한 자비로움을 꺼낼 수 있도록 부추기는 따듯한 선물이다.

“‘넌 어디서 온 거니?’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향해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한밤중에도 자리에서 나와 사료를 한 입씩 먹느라 그릇을 달그락거리기도 하고, 물을 먹느라 쫄쫄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잠결에라도 문득 그 소리를 들으면 가슴 가득 무언가 따뜻한 물결이 번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_본문 중에서)

책속으로 위로

우리는 최첨단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심리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외로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세계 어느 곳이나 동물을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인간 삶의 좋은 일들을 보고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이야기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세상은 개인이 체험한 기쁨의 지혜를 몹시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마가 낀’ 이상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게 되는 강한 자극이 되었다. (15쪽)

산중에서 동물을 내 손으로 기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데 정말 뜻밖에도 고양이 한 마리가 내 품으로 걸어 들어오는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사물이란 게 관찰해보면 존재의 이유가 있고 존재하는 방식이 있다. 이 고양이를 살펴보면서 그의 의지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양이와 지내는 동안의 이야기를 틈틈이 써보고자 한 것이 이 책이 되었다. (24쪽)

송광사 탑전의 내 방으로 ‘환지본처’ 하고 나니 모든 것이 좋았다. 뭘 많이 가지거나 누려서가 아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맞춰 살아갈 마음자세가 갖춰지고 나니 모든 것이 과분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아득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아득한 나라를 그리워하는 법이다. 시간이 빼앗아가는 게 있는가 하면 시간이 가져다주는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일이다. 나는 하루 24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지 나의 시간 속에서 지내보리라는 결의를 다지고 또 다졌다. (36쪽)

거 참 별일이다, 하면서 어디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 자, 잘 자라고!”  “야~옹.”
옹달샘의 잔물결처럼 고양이도 간질이듯 한마디 거들었다. 불쑥 찾아들었으니 불청객이나 다름없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고양이를 택한 것이 아니고 고양이가 나를 택했다는 사실이다. 헬렌 톰슨이라는 사람은 고양이에 대해 ‘고양이는 세상 모두가 자기를 사랑해주길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가 선택한 사람이 자기를 사랑해주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다. 정말 그런 것일까. (44쪽)

만약 주인 없는 길고양이와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언제나 운이 좋을 것이다. 미국 속담이다. 나는 고양이와 행복하게 겨울을 나고 싶다. 고양이와 나, 누가 운이 좋은 거지? 너야, 나야? 잠을 자나 싶어서 가만히 내다보면 여전히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올려본다. 내가 잠을 깨우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은 맘 놓고 잠들만 한 사이가 아니라는 뜻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자리에 누워 생각하면 바람 세찬 오늘 밤은 나도 고양이도 서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52쪽)

고양이는 자기 의사가 분명할 때만 움직인다. 결코 상대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지 않는다. 소크라테스가 ‘결코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라고 하듯이 고양이는 이런 철학을 실천하는 드문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하는 일에 지나친 간섭도, 그렇다고 무관심도 내켜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오면 오는 거고 가면 가는 거지 소란스럽게 굴 일이 아니라는 투다. 먹는 것도 알아서 먹을 테니 걱정스러우면 그릇이나 비우지 말라는 태도에 주객의 개념이 점점 모호해진다. (63쪽)

고양이의 눈동자를 보면 꼭 선승의 눈 같다. 결코 먼저 말하지 않고 오히려 묻는 듯하다. 내가 뭔가 물어보려 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너는?, 하고 되묻는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의 눈을 보고 있으면 내가 나를 보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자기관조 내지는 마음의 빛을 돌이키는 회광반조(廻光返照)의 법문이다. (66쪽)

고양이는 주인이 자주 찾아도 싫어한다. 보고 싶다는 마음을 누르고 은근하게 기다리면 고양이가 먼저 온다. 고양이가 관심을 많이 받고 싶은 때는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들어오는 때다.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오는 아이가 엄마를 찾는 모양이 그럴까 싶은데, 꼭 멀리서부터 소리를 내고 들어온다. (96쪽)

웃음은 폭약처럼 터진다. 이 즐거움이 다른 생명체에겐 없을까? 강아지나 고양이는 물론이고 다른 동물들도 서로 어울려 장난치면서 성장해간다. 당연히 그들의 기쁨도 있을 것이다. 노르웨이에는 웃는 사람은 산다’라는 속담이 있다. 웃는 사람은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느끼며 남에게 사랑받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고 한다. 성격 좋은 고양이가 드물게 있다고 하듯이, 본능적이든 습성에 의한 것이든 각자 살아가는 법이 있지 않을까. (150쪽)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작은 일은 말로 할 수 있어도 큰일은 함께 하기 어렵다. 작은 아픔은 위로 받을 수 있지만 큰 아픔은 홀로 안고 가야 한다. 고독도 그렇다. 작은 고독은 수다스러울 수 있지만 큰 고독은 바위 같다. 나는 고양이일지라도 고독만큼은 고양이 자신의 몫으로 남겨두려 한다. 이 가을, 냥이와 나는 더더욱 말없이 지내는 중이다. 냥이의 고독한 시간, 냥이의 가을을 응원한다. (155쪽)

고양이를 유심히 관찰해보면서 행동들을 알게 되고 어떤 것은 예측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이런 이해가 나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양이도 나름 나를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생활 리듬과 고양이의 생활 리듬은 스스로에게 충실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하다. 간혹 교차하는 지점이 생기고, 그럴 때마다 ‘어쭈, 이 녀석이 나를 빤히 알고 있네!’ 하는 놀라운 기분이 든다. (193쪽)

고양이에게 뭔가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하루 몇 번이고 “넌 뭐가 좋아?” 하고 묻고 싶어진다. 어쩌면 고양이는 이렇게 답할지도 모른다. ‘난, 그냥 이대로면 됐어. 네가 항상 가까이 있잖아!’ (206쪽)

보경 스님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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