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는 왜 육식을 금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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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서는 왜 육식을 금지할까?
  • 불광출판사
  • 승인 2017.03.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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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사찰음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흔히 사찰음식하면 채식을 떠올린다. 틀린 말이 아니다. 스님들이 드시는 식사이므로 육식을 삼가고 채식만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사찰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은 고기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님들도 때로는 육식을 하기도 한다. 제한적이지만, 특별한 경우는 가능하다. 
  
사찰음식이 채식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교경전에 따르면 부처님이 생존당시에는 채식만 고집했던 것은 아니다.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출가수행자들은 탁발과 걸식을 했다.

탁발은 인도의 고대언어인 산스크리트어로 핀다파타(賓茶波多, Pindapata)에서 유래했다. 탁발이란 스님들이 사용하는 그릇인 발우(鉢盂)를 들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구하는 것이다. 이는 출가수행자가 걸식을 하는 것은 생산이나 상행위를 하지 못하게 금지했기 때문이다. 출가자가 생산활동이나 상행위를 못하게 했던 것은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탁발을 하는 데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오전에 한 번만 탁발을 해야 하며 집을 가리거나 거르지말고 일곱집을 차례로 들러 한 그릇을 채우라고 했다. 만일 일곱집을 들렀는데도 한 그릇이 못되거나 심지어 하나도 얻지 못했다면 굶어야 했다. 음식을 가리지 말고 주는 데로 먹어야 하며, 남기지 말아야 하며, 수행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만약 탁발을 통해 얻어진 음식 중에 고기가 있다면 먹어야 했다.

실제로 불교의 출가수행자의 규범을 모아놓은 율장인 <사분율(四分律)>에는 스님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오종식(五種食)을 규정해 놓았는데, 반(飯)/건반(乾飯)/초(麨)/육(肉)/어(魚)가 바로 그것이다. 이 오종식을 해석하면 밥, 말린 난 (인도식 빵), 보릿가루, 고기, 물고기다. 


  
불교에서 육식과 오신채를 금하기 시작한 것은 대승불교가 형성되면서 모든 생명에 자비심을 가지는 보살 사상의 확산과 더불어, 대승불교가 흥기할 당시 인도 수행자들의 문화에 영향을 받아 후대에 생긴 것이다. 
  
다만, 고기를 먹더라도 원칙은 있었다.
  
탁발이 힘든 경우에 한해 이른바 삼정육(三淨肉), 오정육, 구정육 이라 하여 다음과 같이 제한적으로 육식을 허용했던 것이다.

 

“비구들이여, 자기 자신을 위해 죽인 고기라는 것을 알면서 그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누구든지 그러한 고기를 먹으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일 자기를 위해 죽이는 것을 보지 않았고, 자기를 위해 죽였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를 위해 고의로 죽였다는 의심이 없다면, 즉 세 가지 점에서 깨끗한 생선과 고기는 먹어도 좋다고 나는 허락한다.”


(팔리 율장, 대품(大品, Mah vagga)의 약제편藥劑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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