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4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나는 지난 늦가을 서울서 두 세 시간 쾌속으로 달려가야 이를 수 있는 곳으로 선(禪) 생활을 하고 있는 선사를 뵈러 갔다. 선생활의 단면과 구도자가 걷고 있는 생활상을 보게될 기회를 가졌었던 것이다. 현대문명의 이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심심유곡 두메였다. 산국이라 할까, 땅굴이라 할까, 토막에 쌓인 풀섶에서 수행을 하고 있는 구도자의 모습을 목도하였을 적에, 나는 이제껏 겪지 못하였던 충격을 처음 맛보게 되었다. 화전민의 생활이 어찌 이러하랴! 독과촌의 살림이 어찌 이러하랴! 전기가 없다, 주식이 생식이다, 솔잎, 감자, 고구마 때로는 밀가루... 선방 안에는 찬기류로 가들하였다. 기류는 나에게 얼마나 견디나 보라는 듯 한기를 덮어씌우는 기분이었다. 손발이 시리었다. 벽상에 걸린 아내 보살의 영전 또한 관리자 | 호수 : 207 | 2007-05-10 00:00 두고두고 가고 싶은 절, 선운사 한겨울, 봄을 연상케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 난동(暖冬)으로 인해 16년 만에 한강이 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춥지 않아 활동하기에는 한결 자유롭지만, 철 잃은 포근한 날씨 탓인지 덩달아 마음마저 어수선하다. 괜한 날씨를 핑계 삼아 산사 여행을 준비한다. 퍼뜩 동백(冬柏)꽃이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선운사(禪雲寺)의 이름이 뒤를 잇는다. “선운사 골째기로/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 했고/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서정주 시인의 ‘선운사 동구(洞口)’ 시비(詩碑)가 제목처럼 선운사 동구에 서 있다. 시의 한 구절처럼, 아무리 둘러봐도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다. 난감하다. 막걸리집이라도 가야 하나. 관리자 | 호수 : 388 | 2007-03-09 00:00 빛과 자연 속에서 태양이 뜨고 지는 곳, 오륙도와 동백섬 그리고 광안대교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이 곳 해운대, 세계 어느 나라 휴양지보다도 아름답다. 청사포에서 올려다 보이는 달맞이 언덕은 이태리에 내가 살고 있는 이웃도시인 친쾌테레(Cinquettere)와 비슷하다. 바다 위에 돌출된 다섯 곳의 예쁜 마을이라는 뜻의 친쾌테레는 자연풍광이 아름다워 여름이면 수많은 휴양객이 이 곳을 찾는다. 6개월 전 처음으로 고국 땅인 이 곳 달맞이에 작업장 겸 전시장을 하나 더 두었다. 새벽이면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게 되고, 해질녘 언덕 위의 집 베스타에서 바라보이는 석양은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감격하며 했던 말은 나 역시 고국땅을 밟을 때마다 그 느낌을 받는다. 관리자 | 호수 : 382 | 2007-01-24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78끝끝
기사 (14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나는 지난 늦가을 서울서 두 세 시간 쾌속으로 달려가야 이를 수 있는 곳으로 선(禪) 생활을 하고 있는 선사를 뵈러 갔다. 선생활의 단면과 구도자가 걷고 있는 생활상을 보게될 기회를 가졌었던 것이다. 현대문명의 이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심심유곡 두메였다. 산국이라 할까, 땅굴이라 할까, 토막에 쌓인 풀섶에서 수행을 하고 있는 구도자의 모습을 목도하였을 적에, 나는 이제껏 겪지 못하였던 충격을 처음 맛보게 되었다. 화전민의 생활이 어찌 이러하랴! 독과촌의 살림이 어찌 이러하랴! 전기가 없다, 주식이 생식이다, 솔잎, 감자, 고구마 때로는 밀가루... 선방 안에는 찬기류로 가들하였다. 기류는 나에게 얼마나 견디나 보라는 듯 한기를 덮어씌우는 기분이었다. 손발이 시리었다. 벽상에 걸린 아내 보살의 영전 또한 관리자 | 호수 : 207 | 2007-05-10 00:00 두고두고 가고 싶은 절, 선운사 한겨울, 봄을 연상케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 난동(暖冬)으로 인해 16년 만에 한강이 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춥지 않아 활동하기에는 한결 자유롭지만, 철 잃은 포근한 날씨 탓인지 덩달아 마음마저 어수선하다. 괜한 날씨를 핑계 삼아 산사 여행을 준비한다. 퍼뜩 동백(冬柏)꽃이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선운사(禪雲寺)의 이름이 뒤를 잇는다. “선운사 골째기로/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 했고/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서정주 시인의 ‘선운사 동구(洞口)’ 시비(詩碑)가 제목처럼 선운사 동구에 서 있다. 시의 한 구절처럼, 아무리 둘러봐도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다. 난감하다. 막걸리집이라도 가야 하나. 관리자 | 호수 : 388 | 2007-03-09 00:00 빛과 자연 속에서 태양이 뜨고 지는 곳, 오륙도와 동백섬 그리고 광안대교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이 곳 해운대, 세계 어느 나라 휴양지보다도 아름답다. 청사포에서 올려다 보이는 달맞이 언덕은 이태리에 내가 살고 있는 이웃도시인 친쾌테레(Cinquettere)와 비슷하다. 바다 위에 돌출된 다섯 곳의 예쁜 마을이라는 뜻의 친쾌테레는 자연풍광이 아름다워 여름이면 수많은 휴양객이 이 곳을 찾는다. 6개월 전 처음으로 고국 땅인 이 곳 달맞이에 작업장 겸 전시장을 하나 더 두었다. 새벽이면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게 되고, 해질녘 언덕 위의 집 베스타에서 바라보이는 석양은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감격하며 했던 말은 나 역시 고국땅을 밟을 때마다 그 느낌을 받는다. 관리자 | 호수 : 382 | 2007-01-24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78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