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가고 싶은 절,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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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가고 싶은 절,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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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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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사찰 기행/동백꽃이 아름다운 고창 도솔산 선운사(禪雲寺)

한겨울, 봄을 연상케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 난동(暖冬)으로 인해 16년 만에 한강이 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춥지 않아 활동하기에는 한결 자유롭지만, 철 잃은 포근한 날씨 탓인지 덩달아 마음마저 어수선하다. 괜한 날씨를 핑계 삼아 산사 여행을 준비한다. 퍼뜩 동백(冬柏)꽃이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선운사(禪雲寺)의 이름이 뒤를 잇는다.

“선운사 골째기로/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 했고/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서정주 시인의 ‘선운사 동구(洞口)’ 시비(詩碑)가 제목처럼 선운사 동구에 서 있다. 시의 한 구절처럼, 아무리 둘러봐도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다. 난감하다. 막걸리집이라도 가야 하나. 정신차리라는 듯 건듯 찬 바람 한 자락 불어온다.

동백꽃은 ‘쿨(cool)’하다

전북 고창 도솔산 기슭에 자리한 선운사는 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서, 신라 진흥왕(재위기간 540∼576)이 창건했다는 설과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 선사가 창건했다는 두 가지 설이 전하고 있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실과 중수를 거듭하였으며, 조선 중기에는 수행하던 대중이 무려 260여 명에 이르렀다니 당시 사찰의 규모와 위세를 짐작할 만하다.

선운사 경내에 들어서자 다듬지 않은 자연목을 그대로 사용하여 지었다는 만세루가 떡 버티고 섰다. 그 뒤로 대웅전, 영산전, 명부전, 관음전 등의 가람배치가 단아하다. 인적마저 드문 겨울 산사는 막 비질을 끝낸 마당처럼 깔끔하다. 대웅전 양 쪽의 벌거벗은 배롱나무를 바라보니 고요하다 못해 쓸쓸함이 묻어난다.

대웅전 뒤 5,000여 평의 산비탈에는 수령 약 500년 된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도솔암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184호로서, 애초엔 산불이 가람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상록활엽수인 동백나무는 잎이 두껍고 수분함유율이 높아 내화수(耐火樹)로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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