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것은 업(業)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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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것은 업(業)밖에 없다
  • 관리자
  • 승인 2007.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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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님/방곡사 회주 묘허 스님

“우리 스님은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신 분이다. 하루에 한 끼만 드시는데도 건강하시다. 모르는 게 없으시고 못 하는 게 없으신 스님에겐 불가사의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스님과 함께 인도와 중국 성지순례를 다녀왔는데, 스님의 해박한 설명을 들으며 놀라웠다. 된장, 간장, 고추장도 손수 담그신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하신 스님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라는 말을 들으며 이 젊은 한의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님이 궁금했다.

역시나 묘허 스님은 처음 뵈었는데도 친근하고 편안하였다. 때마침 사리를 분배 받으러 온 여러 스님들에게 사리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말씀을 듣다보니 “지장이여, 그대의 신력(神力)이 불가사의하며, 그대의 자비가 불가사의하며, 그대의 지혜가 불가사의하며, 그대의 변재가 불가사의라. 시방제불이 다 함께 그대의 공덕을 찬탄하며 천만 겁에 이르더라도 다하지 못하리로다.”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스님이 회주로 계신 단양 방곡사, 신탄진 신흥사, 김해 원명사가 다 유명한 지장도량이다. 김해 원명사 지장보살상은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눈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이적을 보여 입소문이 자자한데, 방곡사에 모신 거대한 지장보살입상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숙세부터 맺어진 지장보살과의 인연

“은사스님(故 화엄 스님)은‘아들을 의사로 만들어 독립운동가들을 돕겠다’는 모친의 권유로 오사카 의대를 졸업하셨지요. 이차대전 때 군의관으로 끌려가자, 모친이 매일 저녁 등을 밝혀 놓고 지장보살님께 기도하였는데, 어느 날 등이 잠깐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등이 없어졌던 바로 그날 밤 아들은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잠결에 뛰어나와 등불을 따라갔는데, 그때 미군들이 막사를 폭격하여 다 죽고 혼자 살아남아 포로로 잡혔다가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시공을 초월한 이적을 체험하시고 일생 동안 지장기도를 하셨고, 은사스님도 어머니의 지장신앙을 이으셨습니다.”

은사스님의 뜻을 받들어 머무는 곳마다 지장도량으로 일구니 보기 드문 효 상좌라고 찬탄하니, 불가(佛家)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참으로 지중하다며, 숙세(宿世:전생)부터 인연이란다.

“어머님이 생남불공을 드렸는데, 꿈속에 노스님이 아기를 안고 나타나셔서 키우다가 돌려달라기에 꿈속에서도 자식을 갖고 싶은 마음에 ‘예’ 하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경전에 의하면 지장보살은 머리를 깎은 스님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어머님은 지장보살님에게 얻은 아들이 결국 출가하고, 지장보살을 받드니 다 인연의 소치라고 하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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