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깃든 돌장이(石手)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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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 깃든 돌장이(石手)의 숨결
  • 관리자
  • 승인 200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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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깃든 산사기행/ 안양(安養) 안양사(安養寺)

김포, 인천, 안산, 안양, 수원, 용인, 안성…. 한남정맥의 산줄기가 부려놓은 친근한 마을들이다. 새해 첫 발걸음이 절로 안양에 닿았다.

안양(安養)은 극락(極樂)의 다른 이름. 아미타 부처님이 머무시는 곳, 지극한 즐거움이 항상하는 곳이다. 서방으로 십만억의 불국토를 지나 있다는 그 안양이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에겐 불과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공간상의 거리에 보란 듯이 있다.

눈 시원한 한강 어귀 문수산을 올라 김포, 인천의 높고 낮은 산들을 오르내리며 수원 광교산으로 내달린 한남정맥이 위로 시흥, 안양의 땅을 내다보며 불끈 관악(冠岳, 629m)·삼성산(三聖山, 481m)을 일으켜 세운다.

예부터 개성 송악, 가평 화악, 파주 감악, 포천 운악과 더불어 경기 오악의 하나로 손꼽던 관악은 빼어난 바위봉우리들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서해 낙조로 인해 서쪽의 금강산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던 곳이다. 또한 솟아 오른 봉우리 모양이 타오르는 불을 닮은 까닭에 서울의 화환(火患)을 막고자 세웠다는 광화문 옆 해태상의 이야기 등 ‘풍수’를 통해 세인의 관심을 더해 왔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관악산이라 알고 있는 이 산은 ‘좌관악’ ‘우삼성’이라는 말에서 보듯 그 옛날에는 구분이 엄연했던 모양이다. 원효, 의상, 윤필 대사 등 세 성인의 전설이며, 삼막사, 망월암, 염불암, 안양사 등 지금도 수많은 절과 암자를 보듬고 있는 삼성산은 그 이름부터 관악산과는 사뭇 다른 기운을 안겨준다.

마침 밤새 겨울비가 지난 아침 삼성산을 찾았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가 산을 숨겨놓았다. 뿐만이 아니라 잠깐 사이에 같이 올라온 동무(사진기자)까지 감추어 버렸다. 저 아래 극락도 볼 수 없고 저 위 타오를 듯한 관악도 없다. 뭉싯뭉싯 피어오르는 마음이 신령스럽더니 안개 속에 있는 것 모두가 성스러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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