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손길] 덤핑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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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덤핑 인생
  • 양동민
  • 승인 2007.10.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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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로 얼룩진 여름이 물러나는가 싶더니, 어느덧 짧은 가을이 자취를 감추고, 진눈깨비를 앞세워 겨울이 다가왔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수락산 밑자락의 동막골 입구에서 괴목뿌리공예를 하고 있는 신배언(63세) 씨를 찾았다. 작업장이자 살림집인 허름한 천막 안에는 연탄 난로가 있었으나 조금의 훈기(薰氣)도 느낄 수 없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겨울엔 좀 춥게 살아야 돼요. 그래야 건강에도 좋습니다. 연탄이라도 뗄 수 있으니 얼어죽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허허허.”

너털웃음을 짓는 신배언 씨의 코가 발갛게 얼어 있었다.

신배언 씨가 천막 생활을 하게 된 지도 어언 20년이 훌쩍 지났다. 25년쯤 흘렀을까.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그리고 가장 괴로웠던 시절이 있었다.

서른다섯의 늦은 나이에 만난 아내는 첫눈에 반할 정도로 자신의 마음을 앗아갔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져 살림을 차리게 되었고, 금슬도 좋아 아들 둘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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