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밀려나는 수행처 안타까울 뿐인 초보 환경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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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밀려나는 수행처 안타까울 뿐인 초보 환경 활동가
  • 관리자
  • 승인 2007.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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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목소리

일은 끝을 모르고 터진다. 북한산 국립공원에 터널을 뚫어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경남 양산 천성산 밀밭 늪을 뚫고 지나가는 경부고속철도. 조계사 대웅전 앞 초고층빌딩. 경남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건설. 전남 장성 묘각사 밑 장성 - 군산간 지방도로. 또 앞으로 어떤 개발사업들이 나의 머리 속과 책상을 뒤덮을지 모른다. 아니 예상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다.

건설교통부의 4차 국토개발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16개의 고속도로가 동 - 서, 남 - 북을 잇기 위해 뚫린다. 전국 30개 지역이 댐 건설 예정지이다. 농지의 10%를 위락시설화하는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위락시설이 어디에 들어서겠는가. 물 맑고 수려한 곳, 바로 사찰이 자리잡은 곳일 것은 분명하다. 지방자치단체는 어떠한가. 지방재정의 확보를 위해 각종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여전할 것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사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과천 - 일산 - 의정부 - 퇴계원 - 분당으로 이어지는, 서울을 한 바퀴 돌아내는 왕복 8차선 고속도로이다. 거의 모든 구간이 완공됐고 일산 - 퇴계원 구간이 미완이다. 그런데 미완인 구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북한산과 수락산 - 불암산에 각 4㎞씩의 터널을 뚫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한산은 정부에 의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개발보다 보존이 우선되어야 할 곳이다. 그래서 국립공원 내의 사유지라 할지라도 재산권 행사가 상당히 제한된다.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다.

북한산에 터널을 뚫으려는 구간에는 30여 사찰이 수행과 신행처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의 스님들은 지금 편한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의 굉음과 배기가스로 뒤덮일 것을 생각하면 아득하다. 터널로 길을 내니 물이 마를 것도 뻔한 일. 깊은 산중에 살면서 수돗물을 먹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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