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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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눈
  • 관리자
  • 승인 2007.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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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행복을 발견한다. 뭉개뭉개 포개져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낮은 산, 밭에 나와 아침부터 허리 굽혀 뭔가를 심고 있는 노부부, 눈 앞을 지나는 기차.
기찻길 앞 좁은 땅 위에 이리저리 자리잡은 잡초들.
한번 놓치면 20분씩 기다려야 하는 버스 말고는 시골에 사는 즐거움은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는 화려한 꽃보다는 들판에 핀 작은 꽃들이 좋다. 이름도 모르고, 언제 피는지도 모르지만 풀 틈 속에서 하나 둘 얼굴을 내민 노란 꽃들을 아무 생각 없이 맞이한 계절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잘 다듬어진 온실보다 이것저것 포개져 있어도 산만하지 않고 소박한 조화 속에 완벽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자연의 숲 그대로가 더 좋다. 또한 쓰레기 더미 위에 둥지를 튼 호박꽃처럼 아름다운 것이 없고, 그 위에 피워낸 튼실한 호박덩이를 보는 것만큼 복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린아이들을 좋아한다. 내가 우리 동네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밖에 나와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 그 녀석들은 내가 퇴근 후 집에 가는 그 늦은 시간에도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밖에서 놀게 하는 엄마들의 여유가 나를 기쁘게 한다.
늘상 들어가는 놀이공원에서도 나는 행복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장난감 가게 앞을 그냥 못 지나가는 아이들과 엄마 아빠의 실랑이 하는 모습. 또 자기 얼굴보다 두 배나 더 큰 풍선을 집에 갈 때까지 귀찮아하지 않고 기분 좋게 들고 다니는 모습들 속에서 아이들은 왜 그렇게 풍선에 집착하는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그 작은 몸 속에 들어 있는 그 신기하고도 무궁무진한 세계가 나를 웃음 짓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사물을 보는 나만의 눈. 그냥 스쳐갈 수 있는 것들에서도 내 마음을 붙잡고,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내 마음의 눈이 살아가면서 퇴색되지 않고 영원히 지켜지길 나는 간절히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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