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발심에서 깨달음을 이루고도 수행을 멈추지 않는다
상태바
초발심에서 깨달음을 이루고도 수행을 멈추지 않는다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승법석12/ 순지화상

통 일신라가 저물어가던 무렵 신라불교계에 마지막으로 우뚝 선 분이 순지 화상이다. 화상은 중국 위앙종( 仰宗)의 독특한 선풍을 들여와 독자적인 선풍을 구축해 또 한번 해동 불교의 성가를 드날렸다.

화상의 행장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50년 앞서 저술되었으며, 한국 선종사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조당집(祖堂集)』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책 권20에는 비교적 상세하게 화상의 행적에 관해 기록되어 있다.

‘화상은 경기도 장단(長端) 출신으로 속성은 박씨이다. 명문가에서 태어나 스스로 양친에게 간청하여 오관산(五冠山)에서 득도하여 속리산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어느 날 한 신인(神人)이 화상을 초청했는데 그 궁전은 천상계와 같았다. 화상이 그 신인의 청으로 법을 설하니 궁전이 사라졌고, 헌안왕 2년(858년)에 당에 유학하기를 발원하였다. 마침 당으로 가는 사신이 있어 그를 따라 바다를 건너는데 파도가 크게 일었으나, 화상은 좌정하여 미동도 없었다. 당에 도착하여 앙산(仰山) 혜적(慧寂)을 찾아 예를 드리고 제자가 되기를 청하였다. 앙산 대사는 “왜 이리 늦었는가?”라는 말로 허락하고 그 날부터 제자가 되었다. 경문왕 14년(874년) 귀국하여 송악(개성)의 서운사(瑞雲寺)에서 주석하였다. 화상이 65세에 입적하니 시호를 요오 선사(了悟禪師), 탑호를 진원(眞原)이라 하였다.’ 이상이 『조당집』에 기록된 순지 화상의 행장이다. 귀국 후 서운사에 화상을 모신 이들은 바로 고려 태조의 할머니 원갈왕후(元曷王后)와 아버지 위무대왕(威無大王)이었다. 서운사에서 크게 종풍을 드날렸다 했으므로 문하가 융성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제자들에 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화상은 위앙종의 독특한 원상선풍(圓相禪風)을 계승해 독자적으로 구축했다. 원상선풍이란 위앙종의 핵심인 보름달 모습으로 깨달음을 이루는 수행의 과정을 방편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다. 이를 일원상(一圓相)이라고도 하는데 우주 만물의 실상을 모습도 소리도 없는 원으로 상징한 것이다. 이 상징은 모두 97개가 전해내려 온다.

화상은 이 97개 법상(法相)을 정리하여 16개로 독자적인 선풍의 요체로 삼고 그것을 「현법상표(現法相表)」라고 이름하여 놓았다.

다른 종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선풍이기는 하지만 수행의 과정과 수행을 통하여 이르는 경지에 대한 모든 것을 요약하여 놓은 저술이라고 하겠다. 이번 호에서는 「현법상표」의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화상의 독립된 저술은 따로 전하지 않고 『조당집』에 실려 있는 것을 모아 놓은 것이 전부이다. 이를 별도로 「현법상표」, 「삼변성불편(三遍成佛遍)」이라 하여 『한국불교전서』에 수록해 놓았다.

--------------------------------------------------------------------------------

조당집소재순지화상설(祖堂集所載順之和尙說) 현법상표(現法相表)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