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 순례기] 27.전설 속의 불국토, ‘구게 왕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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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순례기] 27.전설 속의 불국토, ‘구게 왕국’2
  • 김규현
  • 승인 2007.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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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순례기27

두 현자(賢者) 린첸장포(Rinchen Zanpo)와 아티샤(Atisha)

긴 어둠이 지나면 새벽은 오기 마련인가? 세계의 지붕에 이룩되었던 대제국, 토번 왕조가 전통종교인 뵌교와 외래종교인 불교와의 갈등으로 인하여 붕괴되면서 티벳고원은 긴 암흑기에 들어가 버렸지만 왕조의 후예들이 서부지방에 새로 세운 소왕국, 구게에서는 새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 가운데 두 명의 위대한 스승이 있었다. 바로 린첸장포와 아티샤였다.

제 2대 왕, 예세외(Yeshe o)와 그의 왕위를 물려받은 조카, 라데 왕은 왕국을 불국토로 만드는 원력을 세워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역경승의 양성을 추진하였다. 그리하여 21명의 청년이 선발되어 인도로 보내졌지만 낮은 고도와 더운 기후로 인한 풍토병으로 생명을 잃고 단 두 명만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린첸장포였다. 그에 의하여 많은 불경이 티벳어로 번역되고 중요한 사원들이 건립되어 티벳의 서부지방은 다시 찬란한 불교문화가 만개되었다. 우주의 중심인 카이라스 산, 즉 수미산에서 발원하는 4대 강 중의 하나인 상천하(象泉河, Sutlje)- 즉, 네 가지 성스러운 동물 중의 하나인 코끼리의 입에서 흘러나옴이라는 뜻을 가진‘랑첸감밥’을 말한다. -가 히말라야를 넘어가기 전에 펼쳐진 아름다운 ‘달의 성’ 계곡을 중심으로 한 자파랑(Tsaparang) 지방에 핀 신비한 우담바라꽃이었다.

린첸장포가 세운 수많은 사원 중에서 퇴링 같은 것은 천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폐허 속에 솟아 있어서 당시 불교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는 만년에 열반을 예감하고서 못다한 불사를 대신할 두 명의 스승을 추천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인도의 유명한 불교학자, 디판카라(Dipankara)였다. 일명 아티샤(Atisha)로 후세에 널리 알려진 그는 당시 세계불교의 중심지로서 나란다 대학과 쌍벽을 이루고 있던 비크라마실라 대학의 학장이었는데 사정상 당시에는 티벳 왕의 초청을 수락할 수 없었지만, 먼저 설산을 넘은 동료학자, 수부티(Subhutri)의 헌신적인 불심과 티벳 왕의 간절한 소망을 거절하지 못하여 마침내 1042년 구게왕국으로 들어왔다.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려온 왕국의 원로승려인 린첸장포는 이미 85세의 고령이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이 인도의 스승에게 경의를 표하였다고 한다. 이런 배경 아래, 린첸장포와 왕국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아티샤는 역경과 포교사업에 전념, 토번 왕국의 분열로 인하여 티벳고원에서 사라져 버릴 뻔하였던 진리의 불씨를 되살려 구게 왕국을 중심으로 전국토에 법륜이 구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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