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을 다녀와서
상태바
금강산을 다녀와서
  • 관리자
  • 승인 2007.09.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남덕 칼럼

올 가을에 '금강산' 여행을 다녀왔다.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3박 4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심신에 느껴지는 큰 감동은 그렇게 짤막한 것이 아니었다.

이번 여행이 단순한 금강산 관광여행이 아니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民和協) 여성위원회' 주최의 '통일로 가는 여성들의 금강산 기행'이라는 기치 아래 참가한 여행이기 때문에 첫날 오후 동해를 떠난 금강호 선상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여성이 일구어 가는 평화 새천년'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갖기도 했다. 말하자면 우리는 국토통일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하선하게 된 것이다.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

조석으로 내 나라 평화통일을 기원하면서 '죽기 전에 그날을 꼭 보아야지' 다짐하던 노인들이 다 세상을 뜨고, 해방되던 해에 26세이던 내가 80세 노인이 되었으니 참으로 한스러운 분단의 50여 년이었다.

이제 간신히 '민족화합'의 기운이 돌아와 제한된 구역이나마 그것도 '천하명산' 금강산 땅을 밟았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것이 노인들의 마음일 것이다. 참가자들 중에는 이러한 간절한 소원을 가진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온 사람들이 있어서, 나는 여성단체에서는 최고령자였지만 나보다도 더 연상이신 노인들도 있었으니 노인끼리는 동병상련의 마음이라 오가는 눈길로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이번 길에서 우선 이 동포애를 느꼈다는 것이 가장 큰 것이 아니었을까. 비단 노인끼리만 상통하는 애민(哀愍)의 정이 아니라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 우리들 길 안내하는 청년과 차를 운전하는 기사님〔그는 조상 때 북간도로 들어가서 중국 연변(延邊)에 정착한 이민의 후손이었다.〕, 그뿐 아니라 길 요소요소를 경비하는 북한측 남녀 경비원들에 이르기까지 '한국말'이라는 한 언어를 쓰는 사이를 '동포(同胞)'라고 하는구나 하는 실감까지 하게 되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