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밝히는 등불] 우리옷 연구소 ‘물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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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밝히는 등불] 우리옷 연구소 ‘물푸레’
  • 김명환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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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도농공동체운동본부 부설 우리옷 연구소 ‘물푸레’ : 스스로 지어 입는 색 고운 우리옷

 8월 한가운데 지리산 아래 실상사 가는 길이 참 멀다. 그런데 그 먼 거리를 달려가는 마음이 상쾌하다. 날씨가 참 좋다고 모두들 들썩인다. 그러고 보니 하늘이 파랗고 바람은 이미 끈적하던 서울의 공기가 아니다.

오늘은 불교도농공동체운동본부 부설 우리옷 연구소 ‘물푸레’의 수강생들이 실상사로 천연염색 실습을 가는 날. 호남고속도로 휴게소 한쪽, 초등학생인 가섭, 가경이와 함께 참가한 강손주 씨, 대학생 아들을 대동한 김성희 씨, 연인과 함께 온 권희정 씨 등 ‘물푸레’의 16명 참가자들이 제각기 싸온 도시락을 꺼내놓고 나누는 이야기가 풍성하다.

여느 교육이나 실습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그런 긴장감이라든가 딱딱한 느낌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모두들 봄날 소풍이라도 가는 양 야단 법석이다.

이른 아침에 서울서 출발한 덕분에 남원 실상사에는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할 수 있었다. 실상사에 들어서자 우리옷 짓기 강좌를 맡고 있는 강선정(28세) 선생님이 벌써 실상사 앞 냇가로 나설 차림이다. 양 손에 바구니와 옷감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지금 와예? 다른 사람들은 예?”

그의 고운 말씨가 반갑다. 그는 며칠 전 자신의 시골집에 들렀다 먼저 실상사로 내려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를 처음 만난 것도 이곳 실상사에서였다. 지난 봄, 불교귀농학교 3기 수강생들의 실상사 현장학습. 조금 늦게 떠나는 사람들 틈에서였는데 그날 이후 천연염색보다도 그를 더 선명하게 기억하게 했던 건 그 밤, ‘은방울 자매’ 뺨치는(?) 그의 노래 솜씨 때문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하고 지금까지 6년 여 넘게 우리의 천연염색에 관심을 갖고 우리의 천연염색을 찾아 공부해온 터였다. 오후 5시, 다 함께 둘러앉고 보니 참가자가 뜻밖에 20여 명이 넘는다. 1기 수강생 중에 실상사에서 합류해 참가한 가족이 있었고 실상사에 들렀다가 이곳에서 천연염색 실습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가한 사람도 세 사람이나 되었다.

이번에는 지난 번 1기 강좌 때의 쑥염색과 뻘, 황토 염색에 이어 감물염색을 한다. 시간이 조금 남으면 약간의 황토 염색까지 할 작정이다. 

‘물푸레’의 1기 수강생이자 총무인 김혜수 씨가 강선정 선생님의 작업 소개에 이어 능숙하게 각각의 일거리를 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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