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이 문제이다
상태바
내 자신이 문제이다
  • 관리자
  • 승인 2007.09.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인의 정신 위생

 정신치료하는 의사가 환자를 처음 만나면, 그 환자가 어떤 경로로 왜 왔는가 그리고 고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우선 분명히 밝혀야 한다. 환자의 증상이 머리가 아프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소화가잘 안된다. 구역질이 나고 설사가 심하다든지 하는 등의 신체적인 것일 때에는 문제가 다르겠지만 ···

 정신적인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우선 환자는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불평을 자주 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환자가 유부녀일 경우이면 시간마다 자기 남편에 관한 욕을 하거나 불평을 늘어 놓는다.

 어떤 부인은 결혼한지 10년이 되는데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이혼하기로 작정하고, 혹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싶어서 찿아온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환자 자신도 어렴풋이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든가 아니면 마음 한구석에 뭔가 찜찜한 것이 있어서 찿아왔기 때문에 곧 자신의 문제를 깨닫게 된다.

 몇 해 전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 2회 태평양정신의학회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휴식시간에 나는 과거 30여년전에 미국 뉴욕에 있는 병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여의사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다. 그때 여의사는 웃으면서 내게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I like that)」고 말했다.

 나는 여의사가 말한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 듣지 못했기에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으나, 학술발표 · 토론시간에 내가 다른 참가자들에게 「그것은 당신의 문제」라고 한 말을 가르키고 있음을 곧 알게 되었다.

 이 여의사와 함께 근무하던 당시에 다른 동료의사와 같이 식사를 하곤 했었다. 그런데 식탁에서 여의사는 계속 무엇인가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는 그녀에게 「그 불평들은 모두 당신 자신의 문제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라고 일러준 적이 있다. 그때 그녀는 나의 충고를 고맙게 받아 들였던 것이다.

 외국에서 돌아온 후 모교에서 잠시 강의를 맡았었다. 아마 강의 도중에도 나는 그런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현재는 교수로 있는 나의 제자 한 사람은 「그것은 내 문제」라는 수필을 썼는데 그 책을 보내 주어 읽은 일이 있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것의 핵심도 바로 이것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