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 스님은 전법(傳法)을 가치로 삼아, 월간 「불광」을 창간하고 ‘불광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흘렀습니다. 5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그동안 월간 「불광」에 실린 사자후(獅子吼)를 4년 단위로 살펴보고, 그중 2~3편을 매월 실을 예정입니다.
불광의 출발,
1974년 11월(창간호)~1977년 12월(통권 38호)
창간호부터 광덕 스님은 매 호 여러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이달의 언어’, ‘바라밀’, ‘성전 강의실’ 등 연재 코너를 마련하고, 온 힘을 다해 스님의 사상과 실천을 월간 「불광」에 쏟아부었습니다.
지금은 글로만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스님들의 글들이 1975년 1월, 통권 3호부터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경봉 스님의 선어록과 법문이 꾸준히 연재됐으며, 서옹 스님은 ‘참된 가치관을 정립하는 길’(1호)이라는 글을 시작으로 1980년대까지 「불광」의 주요 필자였습니다. 고암 스님의 글 ‘중생심중의 청정광명심이 자재(自在)를 성취시킨다’(2호)도 볼 수 있습니다.
석주 스님은 ‘선전촬요연의(禪典撮要演義)’라는 코너를 마련해 역대 조사들의 사상을 다뤘습니다. ‘불광의 성좌들’이라는 연재 코너에서는 일타 스님, 벽파 스님, 고산 스님, 혜정 스님, 지관 스님 등의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스님들의 사상과 삶을 조명하는 코너도 일찍부터 마련됐습니다. 1976년 4월호부터 ‘전통 사상의 현재’라는 특집 코너를 마련해, 원효, 의상으로부터 지눌, 서산, 부휴까지 고승들의 사상과 삶을 알렸습니다. 서경보, 지관 스님, 김동화, 이종익, 안계현, 김영태, 장충식, 문명대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불교학자들의 글이었습니다. 1976년 7월, 통권 21호부터는 황수영 박사가 ‘한국의 불교미술’이라는 연재를 시작했고, 불교미술의 대표 작품들을 소개했습니다.
한국불교를 진단하는 코너도 많이 마련됐습니다. 창간 1주년을 맞은 1975년 11월호에서는 ‘오늘의 포교를 점검한다’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석주 스님, 월주 스님 외에 홍정식, 최향운, 무진장, 선진규, 이건호, 김안수, 이인수, 김선근 등 스님과 학자 등이 참여했고, 당시 ‘불교 전법의 고민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아볼 수 있는 자료로 남았습니다.
이외에도 불교교육, 승가교육, 음악, 출가, 청소년 교화 등 포교를 위한 당면 과제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하거나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불교뿐 아니라 당대의 사상을 소개하거나 불교와 비교하는 글도 비중 있게 실렸습니다. 창간호부터 일본학자의 ‘정신분석노트’를 번역해 실었습니다. 1976년 18호부터는 이동식 박사의 ‘현대인의 정신위생’이 연재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익진 박사는 통권 7호부터 ‘로카아야타적 사상 경향’이라는 글을 시작으로, 불교 사상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불광」에서 선보였습니다. 고형곤 교수는 ‘현대사조와 선의 세계’(7호), ‘지금-여기’(25호) 등 당대의 사조를 소개하는 몇 편의 글을 싣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 월간 「불광」에서는 서정주와 김달진의 시, 고은의 논단, 황청원과 문정희의 수필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불광 창간 50주년을 기념하는 ‘다시 보는 불광 ①’에서는 광덕 스님의 사자후, 미당 서정주의 시, 경봉 스님의 법어를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