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신화] 다음 생애를 스스로 선택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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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신화] 다음 생애를 스스로 선택하시다
  • 양민호
  • 승인 2019.07.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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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은 크게 두 가지 면모를 지니셨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부처님을 두 갈래로 바라보고 있다. 인간의 차원을 훌쩍 넘어선 ‘신적인 존재’로 보는가 하면, 인간으로서 모든 생명체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분으로 보기도 한다. 첫 번째 차원의 부처님은 우리가 기도하는 대상이자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분이고, 두 번째 차원의 부처님은 우리가 수행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에 해당한다.

우리는 어떤 차원의 부처님을 찾아야 하는가? 불교의 훌륭한 용어 중에 ‘대기설법(對機說法)’이 있다. 그것은 병에 따라 의사의 처방이 다르듯이, 부처님의 법문도 중생의 근기에 따라 내용과 형식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부처님이 두 가지 면모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대기설법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부처님의 생애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신화적인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부처님은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게 태어나셔서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게 사시고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게 떠나셨다는 것이며, 그리하여 부처님의 육신은 떠나셨지만 법신은 영원히 남아 우리를 지켜보신다는 것이 붓다 신화의 골자이다.

오늘날에는 신적인 부처님보다는 인간적인 부처님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수행을 통해 붓다의 경지에 들고자 하는 이들이 스스로 닮아갈 수 있는 존재로서의 인간적인 부처님을 찾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신화적인 부처님의 생애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까지 말한다. 호진 스님 같은 경우는 『성지에서 쓴 편지』라는 책에서 “역사적인 부처님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신화와 전설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다. 나의 공격 목표는 신화와 전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화와 전설을 걷어내고 온전히 역사적인 부처님을 찾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로 인해 불교의 역사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며, 부처님을 닮아가기 위한 실천행 또한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부처님의 신화 속에도 우리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제시되어 있다고 본다. 이 글은 오늘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 무장된 세대를 위해 붓다 신화 속에 담긴 교훈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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