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초대석] 불복장 작법 전승자 경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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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초대석] 불복장 작법 전승자 경암 스님
  • 양민호
  • 승인 2019.05.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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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복과 지혜의 성품을 불어넣는 일
사진:최배문

4월 30일 문화재청이 불교 의식인 불복장 작법을 국가무형문화재 제139호로 지정하고, 대한불교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이하 불복장 보존회)를 보유 단체로 인정했다. 일반인은 물론 불자들에게도 생소한 불복장에 대해 들어보고자 불복장 보존회 회장 경암 스님(서울 경국사 주지)을 만나러 이른 아침 경국사로 향했다.

|    누이도 배우기 싫다는 불복장을 어찌할까

불복장이란 사찰에서 불상이나 불화, 탑 등을 만든 뒤 여기에 예배의 대상으로서의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 거행하는 불교 의식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오랜 한국불교의 전통이지만, 스님들 사이에 비밀스럽게 전승되고 진행된 의식이다 보니 아직까지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긴 세월 소리소문없이 전해지던 불복장 의식을 세상에 드러내 보인 것이 바로 경암 스님이다.

“불교는 크게 행교와 밀교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에는 이 두 가지가 섞여 있는데요. 그중 가장 밀교적 요소가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이 불복장과 점안 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간 불복장 작법은 개별적으로 스님들 사이에서 전승돼 왔습니다. 또한 복장 의식은 세간에 공개하는 것이 불경스럽다고 여겨 일반인이 볼 기회가 전혀 없었죠. 더욱이 여성은 아예 의식에 참여 자체가 불가능해서 비구니 스님조차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듯 암암리에 진행되던 것을, 2000년대 초반 경암 스님이 해인사에서 시연회를 열면서 비로소 불복장 전통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스님이 불복장 의식을 공개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오랜 세월 의식을 설행(設行, 베풀어 행함)하면서 보존과 전승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불복장 보존회를 설립한 것도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통을 오롯이 지켜가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수십 년 해오다 보니까 안타까운 점이 많았습니다. 의식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우후죽순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관련 연구나 설행자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이러다가 전통이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겠구나 싶어서 일단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공개적으로 알리고자 마음먹었죠. 책도 만들고 시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의식을 설행할 수 있는 스님들을 한데 모아 불복장 보존회를 만들었는데, 고작해야 저를 포함해 네 분이 전부입니다. 한국불교의 규모를 생각하면, 정말 얼마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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