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훌라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친아들입니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아버지 싯달타 태자는 가족과의 인연을 끊고 성을 나가버렸습니다. 갓 태어난 아들에게 ‘장애’라는 뜻이 담긴, 그다지 길상스럽지 못한 이름 하나만을 안겨준 것이 아버지가 해준 전부입니다.
| 아들이 태어났음에도 출가를 감행하다
여러 불교문헌들에서 라훌라의 탄생과 관련하여 말하고 있는데, 특히 『본생경』의 서문에 해당하는 『니다나카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시간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① 싯다르타 태자가 북쪽 성문으로 나가서 ‘출가수행자’를 만났다. 그리하여 태자는 ‘출가’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② 앞서 세 번의 성문 밖 행차에서는 늙음과 병과 죽음을 목격한 순간 마음이 무거워서 그냥 되돌아왔지만 이날은 ‘출가’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기뻐서 유원지에서 왕자로서의 위엄을 갖추고 즐거움을 누렸다.
③ 이때 왕궁에서 사신이 달려 나와 야소다라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④ ‘출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자식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싯다르타 태자의 첫 마디는 “라훌라가 태어났구나. 속박이 생겼다”라는 말이었다.
⑤ 슛도다나왕은 자식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자 제일 처음 태자가 한 말을 사신으로부터 전해 듣고 손자의 이름을 ‘라훌라’로 정했다.
⑥ 한편 유원지로부터 돌아오던 싯다르타 태자 일행의 화려한 마차 행렬을 보고 키사고타미라는 귀족 여인이 이렇게 감탄을 했다. “저렇게 훌륭한 아들을 둔 어머니는 얼마나 행복할까, 그 아버지는 얼마나 행복할까.”
⑦ 그때 이 여인의 ‘행복’이라는 말을 들은 싯다르타 태자는 “무엇이 편안하면 정말로 행복해질까”를 생각하게 되고, “마음이 온갖 번뇌에서 벗어나면 행복해지는구나”라고 깨달았다.
⑧ 이 ‘행복’이란 말이 ‘니르바나’ 즉 열반과 같은 뜻인데, 싯다르타는 이로써 앞서는 ‘출가’를, 지금은 ‘행복(니르바나)’을 마음에 새기게 된다.
⑨ 싯다르타는 궁전으로 돌아와서 휴식을 취했다. 이때 궁중 무희들이 왕자를 위해 또다시 화려한 연회를 베풀지만 싯다르타는 조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깊은 잠에 빠졌다. 무희들도 실망해서 그 주변에 쓰러져 잠들었다.
⑩ 그날 밤, 한밤중에 잠에서 깬 싯다르타 태자는 무희들의 모습을 보고, 쾌락의 민낯에 마지막 미련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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