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상담실]부부사이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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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상담실]부부사이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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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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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뜰, 열린 상담실

부부가 함께 진료실을 찾아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부부 중 어느 한편이 정신과를 찾아갈 것을 요구해서 오는 경우도 있고 부부가 합의해서 오는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대개 집에서 서로 대화도 해보고 싸워도 보았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이제는 정말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가리지 않고는 답답해서 못견디겠다는 상태에 있다.

이런 일로 찾아오는 부부는 갓 결혼한 젊은 부부도 있지만 결혼한 지 오래 되어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 든 부부도 꽤 있다. 부부 사이가 심각한 상태이기보다는 사소한 문제 같지만 서로 공감(共感)을 못해 진료실을 찾아온 것이다. 이런 사례를 통해 부부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얼마 전에 50대 초반의 부부가 찾아왔는데 진료실에 들어서는 모습이 둘 다 중년의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무슨 일로 오셨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부인이 먼저 하소연하듯이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자기네들은 약 1년 전에 미국으로 아들 둘의 교육 때문에 이민을 간 상태이지만, 여기 서울에 남은 몇 가지 일 때문에 한국을 가끔 방문하고 있다고 하였다.

미국에 이민가기 전까지는 부부사이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미국에 이민간 후 6개월 뒤부터 남편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예를 들면 미국에 가서 언어연수(Language Course)를 받는데 영어를 못하는 자신을 무시하고 영어를 잘하는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준다든지 부부 몇 쌍이 같이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다른 부인에게 지나친 관심과 친절을 보여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태도를 고치지 않고 오히려 역정을 내었다고 한다. 이런 일은 한국에서 사는 동안에 전혀 없었다고 부인은 말하였다.

부인이 문제로 삼는 부분을 남편에게 물었더니 그것은 전적으로 부인의 오해라고 강력히 말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부부 몇 쌍이 놀러 갔을 때도 자신은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인보다는 다른 부부들에게 신경을 쓴 것은 있지만 어느 한 부인에게만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남편의 이러한 답변에 대하여 부인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여보, 진실을 말해요. 바른대로 이야기하고 앞으로 제발 그러지 말아요." 라고 말하며 우는 것을 볼 때 부인으로서는매우 절실한 심정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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