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앞서 문수사리보살께서 법신처(法身處)인 '이'에서 좇아 일어나신 바 의의 -'이'에 러'하는 실천을 보이심이며 둘 아닌 경지를 응변하심-를 본 강의에서는 그 구현과정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소상히 밝혀 해설하신다. 강의 내용을 살펴보자.

부처님 발에 절한 후 오른 편으로 세 번 돌고 꿇어 앉아 손을 엇잡고 부처님게 말씀 여쭙되(頂禮佛足 右繞三長　叉手 而白佛言)

강의

'이'인 처소로 좇아 일어난 후부터는 비로소 사제지간(師弟之間)이 갈려있다. '이'의 세계는 부처님의 국토이기에 사제의 차별은 없다지만 '이'의 세계를 벗어나면 중생(衆生)의 국토인 것이다. 중생의 국토에는 차별이 없을 수 없는 것이다.

문수보살께서 중생 세계로 나오게 되심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심이나, 하지만 중생들이 보기에는 차별이나 문수보살에게는 제자(弟子)가 되심도 '러'히 되셨으므로 사제간에 차별관념은 없는 것이다. 다만 차별관념에 사로잡힌 중생들에게 실감을 주시기 위한 제자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배우(俳優)가 평시에는 평범한 친우로되 무대에 서면 스승제자도 빈부귀천도 있어서 언어 행동까지 차별적인 것이니 관중에게 실감을 주기 위함일 것이다. 문수보살의 제자됨도 이같은 제자이다. 제자가 됨에서는 불(佛)과 중생의 차이를 분명히 알리기 위해서는 모든 예절이 극진해야 한다. 스승 제자 사이는 하늘과 땅과도 비유가 안 되는 것이다. 스승은 불(佛)의 입장이요, 제자는 중생의 입장인 까닭이다.

그러므로 문수보살이 부처님 발 아래 절하게 된 것은 중생으로는 부처님 발에 절하기도 황송하고 행복인 것을 알림이다. 불(佛)과 중생은 본래 상대도 안 된다. 부처님께 절하게 됨만은 다복(多福)해서야 되고 자비하셔야 받으시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므로 절함에 예절이 극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