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성학] 자아를 찾아 나선 주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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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성학] 자아를 찾아 나선 주부들
  • 관리자
  • 승인 200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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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성학

미국 에서 잠시 한국에 다니러 나온 후배가 저녁 늦게 전화를 했다. 낮에 전화를 몇 번 했는데 통화가 안 되어서 미안한 것을 무릅쓰고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한다고 하면서 언제 전화를 하면 집에 있느냐고 대뜸 묻는 것이었다.

"언니, 여기 있는 여자들은 낮에 뭘하길래 집에 있는 사람이 없죠? 언니는 일이 있느니 그렇다 치고 제가 알고 있는 친척이나 친구들은 대개 직장을 가지지 않고 살림하는 주부들인데 예의를 차려서 아침 10시쯤 전화를 하면 통화를 하고 싶은 장본인은 없고 '지금 외출중이오니 삐 소리가 난 다음에 메모를 남겨 주세요.'라는 소리만 듣는 게 고작이에요."

그 후배가 이상해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필자 자신도 친구나 친지에게 전화 할 일이 있으면 아침 일찍 하거나 저녁 늦게 한다. 낮에 해 봐야 헛수고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됐건 간에 요즈음 여자들은 바빠 죽겠는데 라는 말을 유행어처럼 자주 쓴다. 사실 직장에 다니는 소수의 주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두가 '집사람'으로 불리어지는 주부들이지만 옛날 어머니들처럼 닦은 마루를 또 닦고 가구에 윤내며 집안사람으로 살던 때와는 역할이나 가사노동의 내용이 사뭇 달라졌다. 생활 패턴이 달라진 탓도 있지만 가사노동은 집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으로 연장되어 집을 비우고 외출해야 할 일이 종종 생기게 마련이다.

또다른 하나의 변화는 특히 젊은 가정주부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즉 부부가 가사노동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는 주장과 더불어 가정에서 요구되는 어머니나 아내 역할만을 고집하지 않고 주부의 자아실현도 여성의 삶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서 상대적으로 자아실현에 관심을 가진 주부들이 여성 자신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녀를 다 키운 40대 여성들로 하여금 새롭게 젊은 날의 자신의 꿈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배움의 욕구와 열기가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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