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정도 경영] 마음의 경영, 기업 장수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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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 경영] 마음의 경영, 기업 장수의 조건
  • 이언오
  • 승인 2017.02.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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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 주목 ⓒ 곽동운 /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20417

| 마음이 흩어지고 끊어지면 기업이 소멸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주목이 고사 상태로 장기간 버티는 데 대한 칭송이다. 베어진 후 천 년을 더 사는 나무도 있다. 사찰 기둥이나 들보가 그러하다. 목수가 정성을 가해 건물을 세우고, 사부대중의 신행이 거해서 형태가 보존된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며 마음이 담겨 후세로 전해진다.

목수들이 새 사찰을 짓고 옛 것을 보수한다. 큰 장인은 대목장, 책임 맡은 이는 도편수라 불린다. 불심이 두터운 도제가 고된 훈련을 견뎌내 장인으로 성장해간다. 날붙이 갈기로 평상심을 닦고 현장 보조로 몸을 단련시킨다. 시멘트·철골과 전동공구가 대세가 되면서 장인의 맥이 끊어지고 있다. 물질이 발달하면서 마음의 전승이 위협받는 수많은 사례들 중 하나이다.

일본의 콘고구미(金剛組)는 세계 최장수 기업이었다. 578년 쇼토쿠 태자가 백제 목수들에게 시텐노지 건축과 유지를 맡기면서 출범했다. 콘고 성씨는 장인 우두머리의 고향인 금강錦江에서 유래했다. 시텐노지는 2차 대전 때 공습을 당했고 시멘트로 보수하는 과정에서 원형이 훼손되었다. 콘고구미는 고건축 수요가 줄어 어려움을 겪다가 1986년 다른 기업에게 인수되었다. 콘고 가문은 2013년 마지막 후손이 사망하면서 대가 끊겼다. 장인들이 이어온 사찰, 기업, 가문이 현대사의 격동 속에서 1,400여 년 만에 무너져 버렸다.

오가와는 한 대목장에게 목수 일을 배웠다. 기술을 이으면서 생활도 가능한 방법을 모색했다. 1978년 사찰을 짓는 회사이자 목수를 키워 내는 배움터인 이카루가코샤를 설립했다. 현재 30여 명이 일반건축이나 농사에 종사하다가 일이 생기면 현장에 투입된다. 운영 원칙은 이렇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허드렛일부터 시작한다. 가르치지 않는다.’ 목수들의 마음이 장인 전통을 이어가면서 신행 공간을 지키고 있다.

사람은 욕망이 있어 목숨을 부지한다. 욕망은 고통의 원인이어서 살아있는 한 괴로움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다들 고통 없이 오래 살기를 염원한다. 고통의 실상을 모르니 어리석고, 장수를 바라니 욕심이 과하다. 고통을 바로 보고 고통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장수는 그 덤으로 저절로 얻어진다. 세상에 공짜가 없으며 병이 약, 약이 병인 것이다. 고통 바로 보기와 고통 속 행복 찾기 모두 마음의 작용이다. 불법에 욕망-고통-행복-장수의 이치가 들어 있어 제대로 쓰면 무궁한 효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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