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차별 없는 법석 ‘광장’으로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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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차별 없는 법석 ‘광장’으로 나오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6.1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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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간화선 무차대회

 

 

“부모에게 이 몸 받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종정 진제 스님이 던진 화두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산중 사찰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야단법석野壇法席. 지난 5월 16일, 서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 단이 세워지고 수십 만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 중엔 스님도 있었고, 속인俗人도 있었다. 불자佛子도 있었고, 불자가 아닌 이도 있었다. 어느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펼쳐진 법석, 세계간화선무차대회. 그날, 광화문 광장은 사방의 벽을 허문 대도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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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대회는 승속과 빈부, 노소, 귀천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법문을 듣는 법회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설법회상은 계급에 대한 차별 없이 만민이 평등한 무차법회였고, 장소 또한 대중이 모일 수 있는 개방된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었다. 누구든 법회에 참여해 진리의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고, 삶의 바른 길을 배울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은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고통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 갈등과 반목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2,600년 전, 싯다르타의 질문도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6년의 고행과 수도 끝에 싯다르타는 깨달은 자, 부처가 되었다. 하지만 부처님의 깨달음이 나의 깨달음이 될 수는 없다. 2015년 현재, 나의 마음 안에서 깨달음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질문은 아직 그대로다.     
날선 질문과 간절한 발원이 사람들을 광장으로 이끌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열린 세계간화선무차대회. 20개국 200여 명의 스님들을 포함해 약 30만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같은 시각,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선체 인양을 바라며 고통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고, 지구의 또 다른 한쪽 네팔에서는 8,0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대지진으로 많은 이들이 큰 슬픔에 빠져 있었다. 한편, 내 몸뚱이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한 뼘의 여유도 없이 감기로 인해 열을 내고 있었고 마음은 전날 겪은 감정의 상처가 채 아물기 전이었다. 
무차無遮. 고통에도 차별은 없다. 자, 이제 이런 크고 작은 고통 가운데서 간화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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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5월 16일 pm 6:00
광화문光化門 현판 앞, 대로를 사이에 두고 야단野壇이 세워졌다. 그 앞으로 등을 곧추 세운 학인스님들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좌정하고 있다. ‘광화光化’는 ‘차별 없는 빛이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光被四表 化及萬方)’는 『서경書經』의 한 구절에서 차용해 붙여진 이름이다. 언젠가부터 광화문 광장은 대중의 기쁨과 환희, 울분과 서러움을 토로하는 장소가 되었다. 세계간화선무차대회가 열리는 곳으로서 상징적인 공간이 될 만하다.  학인스님들이 앉아 있는 자리 뒤로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동아일보 사거리까지 의자가 빼곡히 채워졌다. 전국 각지에서 온 신도들을 비롯해 주말을 맞아 시내로 나온 가족들, 외국인 여행객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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