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삶의 현실에 질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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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삶의 현실에 질문하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5.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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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학자의 글이 눈길을 끄는 것은 깨달음 논쟁이 부재한 교계에서 쟁론을 일으킬 글쓰기였다는 것과 깨달음을 삶, 역사, 현실, 윤리 등의 단어와 함께 사용하면서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이다. 1990년대 한국불교의 최대 논쟁이었던 돈점頓漸 논쟁이 돈오돈수와 돈오점수라는 수행방법론의 문제라면, 지금 두 학자가 주목한 것은 깨달음이 우리 삶, 윤리, 현실 등에 어떻게 작동되는가를 묻고 있다. 나아가 관계성이 부재하다면, 깨달음을 이해하는 한국불교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질문까지 이어간 것이다. 이는 깨달음 문제가 출가자와 학자에서 지금은 일반 불자와 대중(심지어 타종교인까지!)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오리엔탈리즘에 빠진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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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택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깨달음 지상주의’를 한국불교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고 지목했다. 수행의 목적이 깨달음에 있다는 것은 경전의 전통과 교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깨달음이 출가중심의 역사적 산물이기 때문에, 새로운 현대 종교환경 시대(재가자의 역할이 더 커지고 중요해지는 시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일부 특출한 수행자들만 도달 가능한 목표는 꿈 아니면 신화에 불과하기에 현실적으로 종교적 유용성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그가 이번 글에서는 ‘깨달음 지상주의’가 작동하는 또 다른 이면을 파고들어 갔다. 

그가 본 것은 오리엔탈리즘이다. 요컨대 서구 근대유럽의 오리엔탈리즘을 수입한 일본불교가 선불교를 서양인들에게 소개하면서 선불교 전통을 초역사적, 초문화적 어떤 ‘체험’으로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의 대표적 승려인 스즈키 다이세츠 테이타로(D.T Suzuki, 1870~1966)의 선불교 해석이 일제시대 이후 한국 선불교 담론의 주류를 이루었다고 본다. 이런 인식은 지금 우리가 깨달음의 ‘체험’을 불교의 요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리엔탈리즘의 결과라는 해석까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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