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에 의문을 품다-불광교육원 전임강사 목경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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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삶에 의문을 품다-불광교육원 전임강사 목경찬 교수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3.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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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숲에 들다 | 불광교육원 전임강사 목경찬 교수 인터뷰

| 지식으로서의 불교, 신행으로서의 불교
: 살다보면 삶이 팍팍해지고 마음이 허해지면서, 때때로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종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불교와 첫 인연을 맺고 갓 입문한 초보불자들에게 불교대학은 불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배움터인가요?
어느 정도는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고 봅니다.
강의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불교를 공부해 삶의 의문을 해결하고 지혜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그분들 사이에서 정보와 사고를 공유하게 되고 서로 의지가 되는 거죠. 불교를 통해서 사람들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살펴보니, 바로 마음의 위안이더라고요. 마음의 위안은 신행생활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는데, 신행생활과 연결시켜주고 유지시켜주는 이론적 토대가 불교교육입니다. 그러므로 불교대학은 올바른 삶의 관점을 제시해주는 나침판으로서 신행생활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 사찰의 불교대학 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조계종 포교원에 등록된 불교대학만 해도 120곳에 달하며,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불교대학도 꽤 됩니다. 조계종의 교육체계는 기본교육과 불교대학 과정으로 나눠지는데, 기본교육을 이수해야 불교대학에 입학할 수 있어요. 그리고 불교대학원 과정은 사찰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체계입니다. 10주 또는 3달 과정의 기본교육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불교예절과 불교용어 등을 가르쳐요. 그리고 1년 또는 2년 과정의 불교대학에는 기본 필수과목으로 부처님의 생애와 불교개론이 있고, 그 외에 불교문화, 불교사, 포교방법론, 경전 강의 등 다양한 교과목은 선택해 가르칩니다.

: 불교대학을 다님으로써 무엇을 얻어갈 수 있나요?
불교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는 거죠. 이전에는 그저 무속적인 요소로 점철된 전통 종교로만 알고 있었다면, 삶의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해줄수 있는 사상적 토대가 완벽하게 이뤄져있는 합리적인 종교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강생들이 졸업할 무렵이면 그때서야 “이제 정말 불교 공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거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자신감을 가지고 힘든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면 저도 마음이 뿌듯해지는 걸 느낍니다.

: 일반적으로 불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불교와 인연을 맺어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과 신행 활동을 거쳐 전법과 사회적인 회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진정한 불자가 탄생되려면 무엇보다 초발심 때의 불교 교육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불교를 지식으로만 알게 해서는 안 되죠. 불교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가슴으로 느끼게 해줘야 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불교교리를 주입식으로강요하기보다는, 생활적인 면과 접목시켜 쉽게 풀어주며 흥미와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해요. 아울러 자연스럽게 사찰 신도회와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신행생활을 함께 하게 되면 자기 공부를 진전시킬 수 있습니다. 불교대학이 활성화됨으로써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사찰의 신도 연령대가 낮아지고 남성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신도회 임원 구성원들도 한층 젊어져, 다양한 봉사활동과 사회적인 회향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어요.

| 불교의 힘,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지혜
: 서울대 농화학과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졸업 후 동국대 대학원에 진학해 불교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서울대 다닐 때 농대 불교학생회에 가입했는데, 매우 즐겁게 활동했으며 선후배 관계도 좋았어요. 농담 삼아 ‘동아리가 전공이고 과는 부전공이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죠. 졸업을 앞두고 사람들과 서로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으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삶을 고민하다 불교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불교대학에는 1998년부터 출강하게 되었는데, 당시 사찰 측에서 소장학자들을 기용해서 불교교육을 쇄신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해 기회가 주어지게 된 거죠. 조계사, 불광사, 각원사 불교대학을 주축으로 해서 부산 삼광사 등 전국의 불교대학에서 지금까지 5,000명 이상의 수강생들과 만남을 가져온 것 같습니다. 어느덧 전천후 불교대학 강사가 되어 교학과 문화를 비롯해 불교사와 포교방법론까지 강의하게 되었네요.

: 수많은 사찰의 불교대학에서 전공인 ‘유식학唯識學’을 비롯해 다양한 과목을 강의해오고 계신데요. 가장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는 불교대학은 어디이며, 불교대학 시스템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모두 열정을 가지고 잘 운영하고 있어 한 곳을 뽑기가 어려운데요. 천안 각원사 불교대학이 가장 호응이 좋은 것 같네요. 기존의 불교대학이 사찰의 신도를 만든다는 관점이 있었다면, 각원사의 경우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관점으로 변화를 준 것입니다. 불자뿐 아니라 지역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우스갯소리로 ‘각원사 불교대학 안 다니면 천안에서 사회 활동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있어요. 우리 사찰의 신도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각원사를 벤치마킹해 불교대학을 운영하는 사찰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존 불교대학 시스템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픈 강좌가 별로 없다는 거예요. 인문강좌나 문화 강좌 등을 많이 만들어 누구나 와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게 한다면, 지역민들에게 평생교육의 장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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