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산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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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산은 하나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10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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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한진만

萬物相律 | 143×167cm,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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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한진만

 
한진만 작가는 한국 진경산수화의 맥을 이으며 산수화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인터뷰 전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붓 끝에 담긴 날카로운 치열함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바람에 깎여 다듬어진 산봉우리같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도리어 모든 것을 버리고 낮은 자세로 살아가는 구도자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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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村 | 158×163cm, 2010

 
| 산은 선禪이다

산을 좋아하는, 한국화를 공부하는 한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대학생 등반대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산을 좋아했다. 산에 오를 때면 항상 스케치 노트를 꼭 들었다. 그는 산 본연의 모습을 화폭에 담기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아직 산은 멀기만 했다. 매번 산에 올라도 산은 쉬이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다. 자신이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 헤맬 때도 있었다.

공모전에 응모하면 입상조차 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 은사의 “너는 대기만성형이다.”라는 말에 힘을 얻었지만 점점 힘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루는 대학생들끼리 도봉산 등산을 가기로 했다. 그는 모이기로 한 장소에 일찍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한참 지나도 그날따라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어서 혼자 도봉산에 올랐다. 그날 인생을 바꾼 경험을 했다. 산길을 걸어가는데 바람소리가 말을 걸듯 더 가깝게 들렸다. 자신이 그려왔던 작품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작품과 대화하며 홀린 듯 산을 올랐다. 그 뒤로 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아니 미쳤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40년간 자기 몸만한 배낭을 메고 전국의 산을 구도하듯 헤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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