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빚어내는 새로운 전통의 창조
상태바
열정으로 빚어내는 새로운 전통의 창조
  • 관리자
  • 승인 2010.06.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남, 인터뷰 / ‘전영일 공방’ 대표 전영일 작가

‘전영일 공방’ 대표 전영일(41세)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즈음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밤 9시가 가까울 무렵, 파주 보광사 인근의 ‘전영일 공방’ 작업실로 그를 찾아갔다. 밤 늦은 시간임에도 그의 손은 작업을 멈출 줄 몰랐다.

전통등 보급의 사명감과 전문작가 양성의 책임감

전영일 작가가 전통등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홍익대 미대 조소과) 때 학생운동 하느라 29살에 군대를 제대했다. 제도권미술을 기피하여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고등학교 미술부 동기였던 백창호 작가로부터 전통등 작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딱 한 가지였어요. 누가 해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작업을 하게 됐는데, 하다 보니까 너무 괜찮더라구요. 제 적성에는 딱 맞는 것 같아요. 전통등 작업이 이래봬도 종합예술입니다. 일목요연하게 디자인해서 뼈대 만들고(골조), 용접, 배접, 채색, 전기에 설치까지 할 수 있어야 해요.”

전통등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맥이 끊겨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후 90년대 중후반 젊은 작가들이 문헌과 고증을 거쳐 전통등의 옛 모습을 완벽하게 복원했다. 그러나 전통등 작업은 워낙 고되고 잔 손길이 많이 가는 반면,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안 돼 오래 버티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에게는 재미가 있었다. 독특하게도 남이 안 하는 재미였다.

2001년부터는 봉축위원회에서 의뢰하는 작업을 전적으로 맡아 하게 되었다. 경험이 쌓이고 노하우가 생기면서 전통등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되었다. 연등축제가 성공적으로 성장 발전하면서 전통등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고, 그의 이름도 덩달아 알려지게 되었다.

“관심이 많아질수록 요구도 많아지고 기대치도 높아집니다. 매번 똑같은 형식을 고집해서는 안 되는 거죠. 항상 새로운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디자인이나 색감에 변화를 줘야 하고 부분적으로 세밀한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거죠. 전통이란 옛것을 그대로 흉내내고 모방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끊임없이 계승 발전시킬 수 있을 때, 전통은 유지되는 거예요. 전통을 복원하고 재현했을 때 동시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통이 아닙니다. 박물관에 있어야 할 유물이지요.”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