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인연을 이어주는 섬 속의 작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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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인연을 이어주는 섬 속의 작은 섬
  • 관리자
  • 승인 2010.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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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게 떠나는 사찰여행 / 강화 석모도 보문사
마애관음좌상 아래 비스듬히 펼쳐진 바위에서 바라본 서해 바다.시원스레 펼쳐진 바다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오래도록 눈을 떼지 못한다.

마애관음좌상 아래 비스듬히 펼쳐진 바위에서 바라본 서해 바다.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오래도록 눈을 떼지 못한다.

재작년이었다. 장인어른 장례를 치를 때였다. 밤 12시가 가까워, 뒤늦게 친구가 장사를 마치고 왔다. 얼마 안 있어 모든 조문객들이 돌아가는데, 친구는 갈 생각이 없다. “내일 또 장사하려면 이제 가봐야지.” “오늘은 너랑 밤새우려고 왔는데.”

친구와의 첫 만남은 대학 신입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 동기로 만나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으니 20년이 가까워온다. 지금 생각해도 친구와 나는 성격이나, 취향, 관심 분야 등 어느 쪽에도 큰 공통점이 없다. 그래도 용케 가장 친한 친구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니, 그것은 어쩌면 항상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든든함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니 우리에게도 파릇파릇 혈기왕성하던 때가 있었다. 친구는 대학 시절 연극에 미쳐 살았고, 자신의 한계를 실험해보겠다며 몇 달간 잠을 안 자기도 했다. 그의 젊음은 늘 연극 무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몇 번의 연애 경험, 군대 제대, 대학 졸업의 통과의례를 마치고 연극영화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몇 편의 공연을 연출하며, 그는 현실과 치열하게 맞부딪쳤다. 꽤 많은 액수의 사비를 투자해 국립극장 무대에 연극을 올리기도 했지만,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을 실감하게 된다. 그 무렵 그는 나에게 이렇게 토로하기도 했다. “돈을 많이 벌어, 하고 싶은 연극을 실컷 하고 싶다.”고.

보문사가 관음성지임을 알려주는 마애관음좌상. 1928년 보문사 주지 배선주 스님과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 스님이 낙가산 중턱 눈썹바위 밑에 조성했다.

“나랑 절에 가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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