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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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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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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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을 결정한 불교서

평생 부처님을

믿어오는 사람이다.

그는 어린 시절 한 때

성당엘 나간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종교가 아니고

누구나 성장기면 있을

수 있는 그저 다닌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경우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말이면 갑작스런

신자가 되어 동네

조무래기들과 예배당엘

나갔을 때 마음좋은

목사가 떡과 학용품을

나누어 주던 기억이

새롭다.

만약 내가 그때

그쪽으로 나갔더라면

지금쯤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본다. 이와 같이

사람은 비단 종교뿐만

아니라 아주 작은

일로도 각기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것

같다.

내 아내는 지금

불교를 믿지만 ‘좀

알고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생각이

틀리지 않는

것이겠지만 그가

알려고 하는 정도가

문제이다. 가령 나무 한

그루만을 붙잡고

꼬치꼬치 파고들어

그곳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나는 그게

못마땅하다는 말이다.

나는 다만 멀리서

숲을 조감하는 수굿한

자세로 마음 편히

믿었으면 하는 것이다.

굳이 말한다면 염불과

기도로 정진하며

살아보자는 것이 내

입장이다.

이른바 진리에의

길이란 경전공부의

외곬에 의존해서만

깨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의 이 고집이

종교에 대한 서푼어치

개똥철학으로 굳어지게

된 것은 경전의 그 많은

수량과 난해성에도

이유가 없진 않다.

바닷물처럼 한량없고

모래알처럼 건조한

경전에 숟가락 하나만

가지고 덤비는 일이란

누가 봐도 무모한

짓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바닷물도 한

숟가락씩 거듭

떠낸다면 마침내는

줄어질 날이 있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만 평생을 기도와

염불속에 정진하는

것으로도 인생은

너무나 짧은 것이기에

해본 소리다.

그래도 내 아내는

막무가내다 그는 내

말을 뒤로 젖치고

불서의 이것저것을

읽으며 어떤 지적

기만에 젖어 거기서

헤어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곳저곳의

나무에만 눈을 주다가

혹시나 그것들의 병든

모양을 보고말까해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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