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혼의 쉼터ㅡ무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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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혼의 쉼터ㅡ무량사
  • 관리자
  • 승인 2009.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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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 국토를 찾아서/부여군 지역
무량사 전경. 마당의 석탑과 석등도 지정된 보물이다

부여읍의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9호)를 비낀 채 백마강을 건너 대천쪽으로 나아간다. 야트막한 구릉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 사이로 굽이굽이 내놓은 길을 달리다 보면 어느덧 외산면소재지에 닿게 되며 여기에서 북쪽으로 2km를 외길로 접어들면 바로 만수산 무량사이다.

 만수무량(萬壽無量)은 무량수(無量壽)이니 바로 아미타불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앞의 두 글자를 떼어 산 이름과 동네 이름(만수리)을 삼고 뒤의 두 글자를 떼어 절 이름을 삼으니 무량수불 계신 곳에 어찌 극락전이 없겠는가.

 

 무량사 극락전(보물 356호 )은 밖에서 보면 2층이지만 그 내부는 하나로 통하여 있다. 1층은 정면 5칸 측면 4칸이며 2층은 정면 3칸 측면 2칸이다. 특히 2층의 기둥 사이 벽면은 아주 낮은데 옛날에는 빛이 들어오게 하는 광창(光窓)을 설치했던 것이다.

 안에는 아미타불과 관세음, 대세지보살이 모셔졌는데 모두 진흙으로 만든 소조불이며 1633년(인조 11년 )에 만들어 진 것이 확실한 불상이다. 이 불상들은 진묵 대사와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진묵 대사가 전주 인근의 상운암(上雲庵)에 계실 때 전주 송광사와 만수산 무량사에서 불상을 조성하니 증사(證師 : 불사가 여법함을 증명하는 스님)로 모셔가겠다는 청이 왔다. 어는 한 곳도 양보를 하지 않고 서로 모셔가겠다고 하니 진묵 대사는 송광사에는 주장자를, 무량사에는 단주를 보내며 증사가 앉을 자리에 놓도록 하였다. 송광사 스님들이 주장자를 그 자리에 세워놓으니 그대로 꼿꼿하게 서있는 것이 아닌가. 무량사도 마찬가지였다. 단주를 증사의 자리에 놓으니 사람 손으로 굴리듯 단주가 스스로 빙빙 돌아가는 것이었다. 특히 무량사에서 온 스님에게는 점안식(點眼式 : 불상에 눈동자를 그려넣는 의식) 날에는 누구도 산문 밖을 나가서는 안 된다고 다짐을 해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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