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 茶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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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 茶室
  • 관리자
  • 승인 2009.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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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듯 산들 바람 하늘도 높고 공기도 한 것 맑다. 밭 뚝 돈부 고투리 사이에 자주빛 꽃이 유난히 여물어 보인다. 봄에 가뭄을 걱정하고 장마 끝 폭염을 걱정하고 다시 바람을 걱정 하더니 어느듯 결실, 한시름 놓아 진다. 농부라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연과 함게 농사와 함께 기뻐하고 주름살 짓고 해 오는 관습 탓인 듯, 아무튼 이 가을의 풍요로운 향기가 흐뭇하다. 땅의 고마움, 자연의 도움, 슬기와 의지의 결실은 이렇게 산과 들과 골짝을 그득 메운다. 감사한 마음 누구에게고 돌리고 싶다.

 이달 23일은 중추절 추석이다. 감 따고 밤, 대추따고 햅쌀로 떡 빚고 솔잎으로 떡을 쪄서 부처님 앞에, 조상님앞에 큰 천지 고마우신 성현앞에 바쳐놓고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싱그러운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수수 이삭, 마당에 앉아 보노라면 달빛 사뭇 새하얗고 애호박 여물어 가는 울타리에 베짱이 소리 차갑다. 우리는 자연에서 살고 자연으로 가기를 이루며 기쁨을 키워 왔던 것. 그런데 오늘날과 같이 벽돌과 소음과 꺼으름속에서는 이런 생명 이전의 마음고향을 우리에게서 앗아 가고 있는 것만 같다. 달빗을 우러르고 그득한 풍요가 너울치는 이 계절에 한가닥 슬픔이 떠나지 않는 것도 마음의 고향에 대한 향수 탓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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