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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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고부터
  • 관리자
  • 승인 200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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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수기

부처님법 만나기란 태평양에서 눈먼 거북이가 널판지 위에 올라타기보다 어렵다고 하는데 제가 불교에 입문한 지도 어느덧 10여년이 되었습니다. 심히 만나기 어려운 법문을 만나고서도 도무지 무엇인지 헤아리지 못한 채 흘려보낸 세월들이었습니다.

부산에서 태어나 성장해온 제가 부처님을 만난 것은 여고 1학년 때 부터였습니다. 단발머리 여중생을 벗어나 여고에 입학하니 제가 어른이 다 된 듯한 뿌듯한 기분과 아울러 학창시절을 좀 더 다채롭게 꾸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선배언니들이 각반을 돌면서 써클 회원을 모집하는데 걸스카웃, M.R.A, R.C.Y, 기독교학생회, 자경회(慈經會)등 꽤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불교학생회인 자경회에 들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어릴적 부터 어머니가 절에 다니셨기 때문에 우선 반가왔고 불교를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알아보자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그 후로도 불교반 활동은 꾸준히 했으나 부처님은 저기 계시고 나는 멀찍이서 맴도는 기분을 떨쳐버리기 힘들었습니다. 부처님 말씀은 이런 것 같기도 하고 저런 것 같기도 하고 도대체 불교가 무엇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남들 하는 대로 흉내도 많이 내면서 귀동냥도 많이 한 것 같은데 무엇 하나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이런 상태로 졸업을 하고 직장엘 들어갔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절에는 초파일에 한번 갈 정도로 멀어져만 갔습니다. 이런 저를 영주암 정관스님께서는 '초파일 신도'라고 놀리시면서도 반겨주셨고 부처님 법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항상 떠나지 않는 불교에의 향수는 마음 한구석에서 늘 저를 부르고 있었고 지켜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봄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전문직업을 갖고자 본격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로 떠나오면서 다시금 부처님 곁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굳게 하고 어느 절엘 다닐까 망설였습니다. 그러던 중 집 부근을 산책하다가 불광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시간 맞춰 법회에 참석한 저는 참으로 놀랐습니다.

법당의 크기도 그러려니와 수많은 신도님들을 보고 예전에 내가 알던 불교와는 좀 다르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님 설법을 들으면서 마치 엄마 품에 다시 돌아와 안긴 듯한 감격과 반가움으로 눈물만 흘리고 앉았다가 간신히 법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생각하니 정말 좋은 곳을 찾았구나 하고 스스로 대견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 인연이란 참으로 묘해서 그때 범어사 수련대회에서 뵈었던 지환스님을 10년이 지난 작년 '87년에 불광사 청년회에서 다시 뵙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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