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푸르룸,기암괴석의 우뚝 솟은 모습, 동백 숲, 일출이   하나로 어우러져 연화장 세계를 만든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의 향일암행은 천복 이다.

   보석처럼 영롱한 남녁의 별을 헤며 어린 시절의 꿈을 찾고 은은히 흐르는 달빛에 비친 다도해의 아름다운 모습에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영원한 생명의 원음인 파도소리와 애절한 동뱅의 사연을 들으며 향일암에 오른다.

 전남 여천군 돌산읍 율림리 금오산 향일암! 향일암에는 반드시 감탄사가 붙지 않으면 안된다. 바다로부터 급격히 솟아오르듯 가파른 곳에 자리하여 남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앉아 있다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기암괴석이 큰 굴을 이루어 일주문을 만들어 놓았을 줄이야·······. 이 일주문은 반드시 한 사람씩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비좁다. 일주문을 들어서려는데 '극락에 가는 길도 깨달음을 성취하는 길도 스스로 기도하고 스스로 수행정진하는 데 있나니'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도 하고 마음의 욕심분만 아니라 식탐도 버리라고 하는 것만 같다.

 아1 향일암. '또르락 닥 또르륵 딱 또르르르' 낭랑한 목탁소리, 염불소리가 경내를 돌고 돌아 온 산을 울리고 저 멀리 바다 긑까지 울려 퍼지고 있다. 수 많은 기도객들의 간절한 발원이 겨울밤을 밝힌다.

 대웅전 참배만 하고 일정에 쫓긴 우리 일행은 임무수행하기 바쁘다. 참으로 천진해 보이는 종견(향일암주지) 스님을 뵙자 이것저것 캐묻고 하나라도 더 많이 알아가지고 갸야겠다는 기자의 속된 욕심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삼독심으로 뒤엉켜 쓸데 없이 분주한 자의 마음 비우게 하는 힘을 스님네는 가졌나보다.

 향일암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윤필거사가 수도를 했다는 유서깊은 고찰이다. 『여수여천향토지』에 의하면 원효대사가 신라 선덕여왕 8년(659년) 원통암으로 창건하고 뒤에 윤필거사가 958년에 금오암으로 개칭했다고 되어 있다. 원효대사가 관음보살의 다른 이름인 원통대사를 따서 원통암이라고 지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개창된 이후로 줄곧 남해 금산 보리암과 함께 남해의 관음기도 도량으로 선남선녀들의 발원공덕을 성취시켰다. 향일암은 이름도 많다. 거북이가 경전을 지고 용궁으로 들어가는 형국이라해서 금오산이라고 했다던가. 기암괴석이 절경이며 바위들이 모두 거북이 등무늬와 같이 금이 나 있으니 참으로 신비하기만 하다. 천 거북이 만 자라가가 상주한단다. 진실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거북이와 관련된 이름이 많다. 금오암, 영구암, 책육암 등등··· 『여수지』를 살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