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계비, 순빈 엄씨의 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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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계비, 순빈 엄씨의 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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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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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이 만세 여성불자 만세

충청북도지(誌)에 그녀의 얘기가 언급되어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엄비의 불심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내당에서 잠을 자던 엄씨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엄비 있으시오, 엄비 있으시오?….”밖에서 부르는 소리에 놀라 깬 엄비는 장지문을 드르륵 열어제쳤다. 그러자 문득 창문을 통해 일곱 색깔이 영롱한 무지개가 방안으로 돌진해 들어왔다.

안개는 자욱하게 끼어 있었고 금세 비가 그쳤는지 축축한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사위는 고요했지만 일곱 색깔의 무지개가 그 적막을 깨트렸다. 엄씨는 옷매무새를 바로 했다. 잠시후 하늘에서 아름다운 풍악소리가 울려왔다. 그 소리는 무지개 저편으로부터 들려왔다. 엄비는 오른손을 펴 눈썹 위에 얹고 무지개 저편을 바라보았다. 거기 일곱 분의 미륵부처님이 무지개를 타고 서서히 다가오고 계셨다. 엄씨는 자신도 모르게 두손을 모아 합장하고 설레는 가슴으로 서 있었다.

미륵부처님이 가까이 다가와서는 장엄스런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그대가 불심이 지극하다는 엄비가 맞는가?”엄비는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엄비 맞습니다만, 불심이 지극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습니다. 미륵 부처님이시여! 어찌하면 비빈들의 질투를 이겨낼 수 있사옵니까?” “그대가 지금까지 잘 해온 대로 그렇게만 하라. 특별한 것이 없느니라. 원망은 원망으로써 갚아지는 게 아니다. 다만 원망을 잊어버림으로써만 갚아지는 것이니라.”

일곱 분의 미륵부처님은 키가 각각 달랐다. 그 가운데 키가 제일 작은 돌미륵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대가 우리의 부탁을 들어주면 그에 합당한 고종의 총애가 있을 것이다.“  ”무슨 부탁이시온지?“  ”우리는 지금 매우 불편하고도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느니라. 그러니 하루 속히 절을 지어 우리를 편히 머물게 해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그 곳이 어디이오니까?“ 청주땅 무심천변이니라. “말을 마치고 일곱 부처님은 다시 무지개를 타고 멀리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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