껴져가는 등불에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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껴져가는 등불에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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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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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 /화각공예 전승자 정명호 교수

  어느 분야나 그렇듯 세류를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에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따른다. 하물며 급작스런 시대의 물결을 거스른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그러함에도 세속적인 시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희생에 가까운 헌신을 하는 이들을 보면 가슴 찡한 감동과 함께 불끈 솟아오르는 힘을 얻곤 한다.

  어렸을 적 불교신자였던 어머니의 손을 잡고 절에 가 부처님께 참배하고 종소리 풍경소리를 들으며 부처님전에 향공양 등공양을 올렸던 우보(牛步 정명호 교수(58세, 동국대학교 미술사)는 자연스레 불교미술사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에서 은사인 황수영 박사를 만나 석굴암 보수불사에도 함께 참여(1961 ~ 1064년)했던 그는 한때는 출가의 결심도 하였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석굴암 보수불사가 있으니 가라'는 은사의 한말씀에 무작정 석굴암으로 달려갔던 정 교수는 석굴암에 있으면서 불국사에서 「벽암록」강의를 듣기도 했다. 그러면서 출가의 세계를 동경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 당시 출가를 해야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좀더 활발한 삶을 살았을 것을...

  부처님 말씀처럼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은 한 찰나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실감된다는 정명호 교수. 그는 천수경을 늘 수지독송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광명을 얻는다.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안위제신(安慰諸神)." 그는 입이 깨끗해야 모든 일이 편안하고 모든 일이 성취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구업'하는 순간 그 속에서 그는 표현하지 못할 감동과 공명을 얻곤 한다.

  미술사가로서 20여 년 전부터 인멸의 위기에 놓인 화각공예를 계속하고 있는 그는 미술사란 결국 조형물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다, 조형물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는 기법에 대한 연구와 실기가 꼭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공예를 시작했다.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실기를 시작한 것이다.

  어떠한 가식이나 잡생각이 있으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작품속에 몰입된 상태, 즉 작품을 통한 삼매의 경지에서 이루어진 작품만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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