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에 대한 종교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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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에 대한 종교적 고찰
  • 관리자
  • 승인 2008.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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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특별기획 - 이 시대를 진단한다 / 자살과 생명의 소중함

불교에서는 인연설(因緣說)을 말한다. 여기에서 인(因)은 주관적 요인이며, 연(緣)은 객관적 요인이다. 주관적 요인이란 나의 마음가짐이나 노력 등을 말하며, 객관적 요인은 주변상황을 의미한다. 예컨대 경제적 상황은 연이며,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은 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전에 비해 경제적 상황이 엄청 열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훨씬 풍요로워졌지만, 삶은 더욱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인(因)×연(緣)=과(果)가 되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스트레스가 100만큼이고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100만큼이면 고통은 100×100=10,000이 된다. 하지만 외부에서 주는 스트레스가 두 배인 200이 되더라도, 이를 수용하는 마음가짐이 10으로 줄어들게 된다면, 고통은 10×200=2,000으로 오히려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즉 연이 커지거나 줄어들더라도 인이 어떠하냐에 따라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여기서 연(緣)은 이미 주어진 현실이거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부적 상황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통제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우선적으로 다스려야 할 것은 인(因)이라고 하는 것이다.

진정한 웰다잉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

현대사회에서 외부적 상황인 연은 점점 복잡다단해져가고 있다. 외국에서의 유가폭등이나 주가폭락 등이 그대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인터넷에서의 악성댓글이나 근거 없는 루머 등으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된다. 물론 이러한 폐해들은 근절되어야겠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처럼, 얽히고설킨 현대사회일수록 어떠한 상황에도 여여부동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처님 당시에 젊은 비구 한 사람이 사리뿟따 장로가 자기를 꾸짖고 욕설하며 마구 때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장로를 불러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자 사리뿟따 장로는 이와 같이 대답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마치 저 대지와도 같아서 어느 누가 꽃다발을 바친다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혹은 대소변이나 쓰레기를 쌓아 놓는다고 불쾌해 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저는 출입문 앞에 놓인 흙털이판과 같아서 거지가 밟거나 뿔이 부러진 황소가 밟거나 개의치 않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더러움으로 가득한 이 몸에 대해서 어떠한 애착이나 혐오를 갖지 않고 있습니다.”

마침내 젊은 비구는 사리뿟따 장로에게 자기의 행동이 어리석었음을 크게 뉘우쳐 정중히 사과하며 용서를 빌었고, 장로도 젊은 비구의 참회를 받아들이는 한편, 자기가 혹 젊은 비구에게 어떠한 허물이 있었다면 용서해 달라고 청하였다. 이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대중은 사리뿟따 장로를 칭찬해 마지않았으며,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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