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큰아들은 나 없으면 못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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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아들은 나 없으면 못 사는데…”
  • 관리자
  • 승인 2008.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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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남동쪽으로 남한산성을 바라보고 있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빈민촌. 이곳에 이르면 마치 시대를 거슬러 3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낡고 허름한 집들이 허물어질 듯 위태로운 지붕을 이고 다닥다닥 맞붙어 있다.

미로를 헤매듯 오운석(68세) 할머니 댁을 어렵게 찾았다. 집은 좁다란 골목 틈새에 끼어있었다. 초여름의 상큼한 햇살을 머금은 바깥과 달리, 어두컴컴한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낯설다. 2008년 현재를 살아간다는 현실감이 무뎌진다. 시중에서 볼 수 없는 오래된 부엌살림이 눈에 들어오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퀴퀴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곰팡이 핀 벽지와 장판은 아무렇게나 보수되어 흉하기까지 하다.

방을 들여다보니 누워있던 할머니의 아들 조복동(45세) 씨가 고개만 돌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빤히 쳐다본다. 조복동 씨는 지체 1급 장애를 겪고 있다. 채 돌이 되기 전부터 원인도 알 수 없이 팔다리가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지능은 6세 수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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