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극과 극을 달렸던 나라, 캄보디아는 대 크메르 제국의 찬란한 문화와 킬링필드라는 대학살의 참상을 겪었던 수난의 역사를 갖고 있다. 미얀마와 함께 남방불교의 순수성을 대표하는 캄보디아 불교는 역사와 함께 생생하게 살아있다. 불교를 국교로 전 국민의 95%가 불교신자인 나라, 불교를 떠나 일상의 삶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오렌지 색 승복을 입은 승려의 숫자만 보아도 캄보디아는 초기 원시 불교시대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자그마한 마을의 거리에서도 승려의 탁발 행렬을 흔히 보며, 무대만 바뀐 이 21세기의 풍경에서 2,500여 년 전 금강경의 부처님과 불제자들 모습까지 그리게 한다.
4시간 거리에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은 우리의 60, 70년대와 흡사하다. 시내 한복판에 바쁘게 돌아가는 건 오토바이뿐, 삶의 속도는 느리고 여유로워 보인다.
시내 왕궁 바로 옆에 위치한 사찰인 수간다마하상하라자 디파티는 우리의 조계사와 같은 사찰이다. 마침 사시예불을 마친 시간에 이 사찰에서 캄보디아의 최고 고승을 만나는 행운을 만났다. 캄보디아 불교신자들 사이에 ‘부크리(Bour Kry)’라고 불리는 스님은 우리의 종정과 같은 위치이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가 없는 캄보디아에는 고승이 왕가의 정신적인 스승이자 국가적인 대사에 조언자도 된다. ‘노로돔 시하누크’공의 왕위 대관식에 부크리가 예식을 집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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