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카파도키아
상태바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카파도키아
  • 관리자
  • 승인 2008.05.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아시스 실크로드를 가다 4 - 터키 카파도키아
▲ 얼마 전까지도 사람이 살았다는 위츠히사르의 전경

카파도키아로 들어서자 자연이 목청을 돋우는 것 같았다. 메마르고 황량한 대지 위에 기괴한 암석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카파도키아의 풍광은 낯선 행성에라도 온 듯하였다. 카파도키아는 6,000만 년 전에 주변의 화산 폭발로 인해 이러한 암석들이 형성되었으며, 오랜 세월 동안 계속된 풍화작용으로 원추형의 모양으로 변하게 되었다. 카파도키아는 기이하게 생긴 바위에 동굴을 파서 만든 동굴교회와 땅 속에 펼쳐진 거대한 지하도시를 갖고 있기에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이라고도 한다.

신의 존재, 그리고 인간 _____ 카파도키아는 실크로드의 중간 거점으로 대상들의 교역로였으며, 초기 그리스도교가 자리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로마 후기에 널리 전파된 그리스도교는 황제의 탄압을 받았고 이를 피해 도망친 그리스도교도들은 계곡에 숨어 살았다. 그런데 7, 8세기가 되자 아랍 이슬람 세력이 침입하였다. 이들의 침략을 피해 수도원 공동체가 지하도시로 옮겨가서 1,000년 동안 수도원 활동을 계속하였다.

카파도키아에는 많은 지하도시가 산재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카이막클르’와 ‘데린쿠유’가 규모가 크다. 지하 도시로 들어서자, 서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깊이 55미터, 지하 20층의 규모이지만, 공개하고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이다. 화살표 표시가 있고 길목마다 전등불을 밝히고 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었다. 단단하지 않은 암석이었기에 사람들은 일일이 손으로 쪼아가며 동굴을 만들었고, 그 형태는 개미집의 형태와 흡사하여 미로로 연결되어 있다. 함께 예배를 보았던 홀과 빵을 구웠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와인을 만들기 위한 물통도 갖추어져 있다. 이곳에서 우리의 것과 흡사한 절구도 보았다. 적이 침략했을 때 두꺼운 원반형의 회전문으로 통로를 막았는데, 안에서는 열 수 있지만 밖에서는 절대로 열 수 없다고 한다.

어두컴컴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지하도시에서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종교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져 나간 그들의 신앙심은 정녕 고귀한 것임에 틀림없다. 지하도시에서 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리처드 도킨스는 ‘신들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을 뿐’이라고 하면서 신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인간의 능력에 의지하라고 하였다. 붓다는 이미 2,600년 전에 인간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일깨워 주었고, 어디에도 종속되지 말라고 가르쳤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