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적] 「갓 쓴 여자」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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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적] 「갓 쓴 여자」법문
  • 경봉 스님
  • 승인 2008.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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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孔笛

 [법좌에 앉아 주장자로 법상을 세번 치고]

여자가 갓 쓴 법문

  오늘은 땀을 많이 흘리고 여기에 올라왔지마는 법문 들으려고 흘리는 땀은 보약 먹는 것 보다 좋고 땀을 흘려서 하찮은 것을 쑥 빼버리면 몸이 개운하고 모든 병이 다 낫는다.

 우리 마음 가운데에도 하찮은 마음이 붙어 가지고 가나 오나 마음이 불안한데 땀도 하찮은 것이 붙어 놓으면 몸이 괴롭고 그것을 쑥 빼고 나서 좋은 법문 듣고 한생각 돌이키면 그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업을 하든지 공부를 하든지 지극히 성심만 있으면 시절 인연이 도래(到來)해 가지고 깨치는 경지에 가고 자기목적을 달성할 그런 시기가 온다. 지극히 남을 위하고 국가 민족 인류를 위해서 자선사업을 하면 자연히 그 사람을 도와주게 되고 또 공부하는 사람도 생명을 걸고 공부할 것 같으면 자연히 깨치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 구지(俱脂)선사가 수십 년을 산중에서 도를 닦았는데 하루는 웬 여자가 갓을 쓰고 방에 들어오더니 구지 선사가 앉은 좌처를 세번 돌고 나가려고 한다. 그래서 구지선사가

 「거기 좀 서라」이러니

 「내가 세번 도는 이 도리를 이르면 머물러 서지마는 이 도리를 모르면 내가 설 수가 없다 」그러는데 그것이 무슨 소식인지 구지선사가 몰랐다. 그래서 하도 답답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수십년 동안 산중에서 고행을 하고 천신만고(千辛萬苦)를 겪어서 도를 닦았는데 여자가 와서 법거래(法去來)를 하는데 내가 몰랐으니 살아서 소용이 없고 죽어야 되겠다 하고 죽으려고 작정을 했더니 밤에 저 허공에서 공창(空唱)하기를,

 「내일 육신보살(肉身菩薩···우리 사람과 같은 몸을 나툰 보살)이 와서 그 법이치(法理致)를 일러 줄 것이니 죽지 말아라」이런다.

 그래서 죽지 않고 그 이튿날을 기다려 보니 웬 나이 많은 노장스님이 걸망을 짊어지고 들어와서 「후유」하고 마루층에 짐을 내려 놓는다 그래서 〈이 스님이 육신보살인가 보다〉하고 그 전후 사실을 죄다 얘기를 했다.

 그 분이 바로 천룡(天龍)화상인데 천룡화상이 말하기를

 「그러면 내가 자네가 한 것과 같이 그렇게 앉아 있을테니 그 여자와 같이 자네가 갓을 쓰고 한번 내 좌처를 돌아라.」

 그래서 구지선사가 그 여자가 한 것과 갓을 쓰고 천룡화상이 앉은 좌처를 세번 돌고나가려고 하니 천룡화상이 이르기를

 「거기 좀 주(住)하라」고 해서 「내가 도는 이 소식을 말을 하면 내가 서지마는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간다.」그렇게 말을 하니까 천룡화상이 그만 손가락을 내 보였다. 손가락을 내 보이는 거기서 구지선사가 도를 깨쳤다. 그래서 항상 누가 법문 들으러 오면 손가락만 내보이면서 하는 말이

 「내가 이 손가락 하나 내보이는데 백천삼매와 무량묘리(無量妙理)가 여기 내 손가락에 있다.」하고 손가락만 내보였지 다른 말을 안했다.

       한  손가락 법문

  그런데 어느날 구지선사가 볼일 보러 어디 간 뒤에 손님이 찾아와서 구지선사의 상좌를 보고

 「내가 너희 스님한테 법문 들으러 왔다가 법문을 듣지 못하고 가게 되었으니 이런 답답한 일이 어디 있느냐」하고 한탄을 하니 그 어린 상좌가 하는 말이

 「우리 스님 법문을 내가 할 줄 압니다. 나한테 물어 보시요.」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떤 것이 불법 도리냐?」하고 물으니까 그 상좌가 손가락을 쑥 내보였다.

 그러고 난 다음에 자기 스님이 돌아 왔는데 스님한테 자초지종을 말하였다.

 그 후 구지선사가 칼을 시퍼렇게 갈아서 손에 숨겨 가지고 있다가 그 상좌에게 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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